40년만에 최고조에 달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을 찍었으며, 앞으로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트에서 장을 보는 미국인들. /트위터 캡처

1일(현지 시각) CNN비즈니스에 따르면 투자은행 UBS의 분석가들은 “인플레이션이 3월 정점을 찍은 후 급격하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라이언 디트릭 LPL파이낸셜 수석시장전략가도 “인플레이션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3월 소비자 물가는 8.5% 올라 40여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2021년 1월에 비해 2배가 상승했고, 2월 기준으로 주택 가격은 전년에 비해 19.8%나 올랐다. 3월에는 식료품 가격이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LPL파이낸셜의 디트릭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배경으로 중고차 가격 하락, 공급망 혼란의 상대적 완화 등을 들었다.

앞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반도체 부족과 공급망 혼란으로 중고차 가격은 큰 폭으로 치솟았다. 중고차 가격을 추적하는 만하임 중고차 경매 가격지수에 따르면, 미국의 2월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45% 올랐다. 하지만 이후 상승률은 25%로 떨어졌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의 4%를 차지하는 중고차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미국 상무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3월 개인소비지출가격지수(PCE)는 1년 전보다 6.6% 올랐다. 이는 지난 1982년 1월 이후, 40여 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세이며, 시장이 예상했던 6.4%를 웃돈다. 에너지(33.9%), 식료품(9.2%) 급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이들 품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대비 5.2% 올라 시장 예상치를 다소 밑돌았다. 월별 기준으로 전달보다 하락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교육비, 대중교통 등 가격이 상대적으로 천천히 변하는 경향이 있는 품목들의 물가가 가스, 의류 등 가격 변화가 빠른 품목 대비 크게 오르지 않았다는 점도 향후 긍정적인 대목이다.

여기에 더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의 봉쇄 문제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도 완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LPL파이낸셜 데이터에 따르면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 뉴욕, 로테르담까지의 운송료는 지난해 최고치보다 평균 28% 하락했다.

디트릭 분석가는 그러나 “터널 끝에서 빛을 보고 있는 것인지 다가오는 기차를 보는 것인지는 구분하기 어렵다”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