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1월 물가상승률이 48%로 치솟았다고 CNN이 터키의 공식 통계 조사 기관 투르크스탯의 발표 내용을 인용해 3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투르크스탯은 이날 터키의 지난달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8.7% 상승했다고 밝혔다. 2002년 4월 이후 최대치로 시장 예상치인 46.7%를 웃돌았다. 전월 대비로는 11.1% 급등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터키의 이번 분기 물가상승률이 50%를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당과 일부 경제학자들은 투르크스탯이 발표한 수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또 일부 여론조사에서 터키인들은 인플레이션이 공식 자료가 제시하는 수치보다 더 높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 정부는 올해 가스, 전기, 버스 요금 등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고, 최저임금은 무려 50% 인상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시켰다. 1월 교통 관련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68.9% 치솟았고 식료품과 음료 가격은 55.6% 급등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비정상적인 금리 인하 추진과 그로 인한 통화 폭락은 타오르는 물가에 기름을 끼얹었다. 터키 중앙은행은 지난 9월부터 3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이에 따라 19%였던 기준금리는 15%까지 낮아졌다. 미국이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통해 돈줄을 죄는 가운데 정반대 행보를 이어간 것.
터키 중앙은행이 치솟는 인플레이션에도 금리를 인하해 돈을 푸는 것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거꾸로’ 경제 정책 때문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철학’을 고집하며 수출을 장려하고 경제 성장률을 높이겠다며 꾸준히 금리 인하를 강행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