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패션 프랜드 유니클로.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Uniqlo) 셔츠의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이 업체가 인권 침해 논란이 거센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면화를 사용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유니클로는 근거 없는 비방이라며 금지 조치 해제를 요구했지만 미국은 강제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이 아니라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며 이를 거부했다.

20일 일본 니혼게이자(닛케이)신문에 따르면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은 지난 10일 유니클로 측에 위구르자치구와 관련한 의류 수입 금지 조치를 위반한 혐의로 이 업체의 셔츠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에는 CBP가 지난 1월 로스앤젤레스(LA)항에서 압수한 유니클로 남성용 셔츠가 신장 군사기구의 일환인 신장생산건설병단(XPCC)을 통해 공급받은 면화로 만들어진 것으로 판단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XPCC는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 본사를 둔 중국 공산당 산하 국영기업이다. 해당 지역 면화산업의 대부분을 관장하는 준군사조직으로도 알려져있다. CBP는 이 조직이 신장 내 소수민족인 위구르인을 강제수용하고 노동력을 착취하는 데 직접 관여한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해 신장에서 생산한 일부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인도보류명령(WRO)을 발표했었다. 인권 침해와 관련성이 의심되는 선적을 억류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신장 지역의 면화 생산 현장. /신화 연합뉴스

유니클로 운영사인 패스트리테일링은 즉각 성명을 내고 “CBP에 의해 수입이 차단된 셔츠는 중국 강제노동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생산과정에서 강제노동과 연관되지 않은 면화만 사용했다. CBP가 우리 제품을 가로채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패스트리테일링은 작년 8월에도 신장 위구르 소재 업체와는 아예 거래하지 않는다고 발표했었다. 그러나 지난달 기자회견에선 신장 면화 사용 관련 답변을 회피해 빈축을 샀다.

북미시장의 비중은 유니클로 전체 매출의 5%도 채 되지 않는다. 이번 수입 금지 조치가 실적에 큰 타격을 주지는 않을 거란 의미다. 그러나 신장 위구르 문제가 일본 기업에도 직접적인 위협으로 부상했다는 점에서 간과할 문제가 아니라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앞서 스포츠웨어 대기업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신장 위구르자치구 내 인권 탄압에 반대하며 해당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화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중국 내 브랜드 홍보대사들은 해당 업체와 거래를 중단했고, H&M 등 일부 점포는 중국 소비자의 불매 운동 속에 일부 점포가 폐쇄되기도 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인권 문제가 이미 글로벌 사업 전반에 주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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