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 있는 도반한방병원이 지난 5월 2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첨단 재생의료 실시기관’으로 지정되며, 국내 한방병원 최초로 고위험 첨단 의료 시술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고 4일 밝혔다. 전통 의의학 기반의료기관이 생명과학·세포치료 기술을 직접 운용할 수 있게 된 이번 지정은, 융복합 의료 산업 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현실화했다는 점에서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첨단 재생의료는 줄기세포, 유전자, 면역세포 등 고난도 생명과학 기반 치료 기술을 임상에 적용하는 고부가가치 의료 분야로, 전 세계적으로도 기술 경쟁이 치열한 영역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첨단 재생의료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을 통해 해당 의료 시술을 일정 요건을 갖춘 기관에만 허용하고 있다. 도반한방병원은 이 까다로운 지정 기준을 통과하며, 7만 8천여개 병의원 중 극소수인 100여 개 실시기관 중 하나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지정으로 도반한방병원은 환자 유래 NK세포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면역항암 치료, 자가 세포 활용 재생 치료, 종양 억제 유전자 연구 등 첨단 임상 분야에서 직접적이고 독립적인 진료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종양성 질환, 만성 염증성 질환 등에서 정밀 의료를 시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기존 보완적 치료에 머물렀던 한방의료기관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도반한방병원은 이미 췌장암·대장암·갑상샘암 등 난치성 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면역 중심 치료에서 축적된 임상 경험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첨단 면역세포 치료를 가능케 하는 기술 인프라와 윤리적 연구 환경(IRB 구축)까지 갖추며 제도권 내 본격적인 ‘융합 면역 병원’으로 도약 중이다. 도반한방병원의 연구 파트너인 도반바이오케어는 NK세포를 활용한 면역항암제 개발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으로,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하여 세포 처리시설 적합성 허가를 받아 그 안정성을 인정받은 기업이다. 이번 지정 이후 양측 간 공동연구 및 신약 기반 파이프라인 개발이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향후 국내외 제약사 및 바이오벤처와의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이며, 산업 내 상호 보완적 가치 창출이 기대된다.
정현재 도반한방병원 대표원장은 “이번 지정을 통해 전통 한의학의 치료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생명과학 기반의 첨단 치료 기술을 실질 임상에 적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라며 “이는 국내 의료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며, 기존의 의료체계와 산업구조 내에서도 시사점이 크다”라고 밝혔다.
산업계는 이번 사례가 첨단 의료 규제 혁신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한방 의료 시장의 고도화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선례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고령화 심화 및 만성질환 급증으로 인해 면역 재생 치료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도반한방병원이 보여준 민간 의료기관의 제도 진입과 융합의료 모델은 정책 및 투자 측면에서도 유의미한 신호로 해석된다.
한편, 도반한방병원은 향후 희귀 난치질환 영역을 포함한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 확대, 병원 내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연계 시설 구축 검토, 국책과제 연계 연구 등을 통해 기술 기반 경쟁력을 높여가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