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 하명부(David Ha)가 빠르게 소비 중심으로 변하는 현대 패션 산업 속에서 지속 가능한 가치와 독창적 리듬을 제시하며 글로벌 무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하명부 디자이너는 최근 2025 뮤즈 디자인 어워드(MUSE Design Awards)에서 금상을, 프렌치 디자인 어워드(French Design Awards)에서는 지속 가능 패션(Sustainable Fashion) 부문과 프레타포르테(Prêt-à-Porter) 부문에서 은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번 수상의 중심에는 그의 컬렉션 ‘Memento; nothing lasts forever’가 있다. 개인적 기억, 의복의 구조적 아름다움, 환경에 대한 성찰을 핵심 주제로 삼고, 유럽 각지에서 수집한 폐 원단을 주요 소재로 활용해 ‘소유를 줄이고 의미를 더한다’는 철학을 반영한 작품을 완성했다.
하명부 디자이너는 유행을 따르기보다 명확한 의도와 태도에 기반해 디자인을 전개한다. ‘Memento’ 컬렉션은 구조적인 실루엣과 유려한 흐름을 동시에 갖추었으며, 자연을 닮은 톤온톤 색조 위에 강렬한 포인트 컬러를 배치해 기억의 파편성과 감정의 급작스러움을 시각화했다. 단 6벌의 의상으로 7개의 완성된 룩을 구성, 미학적 완성도와 실용적 지속 가능성을 함께 구현했다.
소재의 순환성과 감정의 내러티브를 함께 녹여낸 점에서 심사위원단의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의 디자이너들이 참가한 뮤즈 디자인 어워드는 해당 컬렉션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철학을 실질적 구조와 디자인 언어로 완성도 있게 풀어낸 사례”로 평가했다. 프렌치 디자인 어워드 또한 “개념적 깊이와 실용적 디자인이 동시에 구현된 보기 드문 사례”로 높이 평가하며 두 부문 모두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하명부 디자이너는 뉴욕 패션 명문인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를 졸업한 후, Melitta Baumeister, R13, Nili Lotan 등 감도 높은 브랜드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 현재는 Club Monaco 뉴욕 본사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활동 중이다.
그를 돋보이게 하는 것은 단순한 미적 감각이 아닌 일관성 있는 태도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산업에서도 그는 과정 중심의 디자인, 목적이 명확한 제작 철학, 윤리적 고민이 깃든 창작을 꾸준히 고수하고 있다. 하명부 디자이너는 “요란하지 않지만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옷, 유행을 따르지 않지만 결코 낡지 않는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다.
이번 국제 3관왕 수상은 단순한 업적을 넘어, 하 디자이너가 지속 가능하고 책임감 있는 미래 패션을 설계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로 평가된다. 그의 모든 작업에는 배려, 절제, 그리고 명확한 철학이 깃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