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관세, 내수 부진 등으로 국내 제조기업들이 3분기 경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내다본 것으로 조사됐다.
29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 2186곳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BSI는 전 분기(79) 대비 2포인트 상승한 81로 집계됐다.
BSI는 지수가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2021년 4분기(91)부터 16분기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3분기는 수출(87)과 내수(79) 모두 부진했고, 건설경기 침체, 소비 위축 등으로 내수 기업 전망이 상대적으로 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업(89)에 비해 중견기업(77)과 중소기업(81)의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업종별 체감경기 전망은 관세 부담과 수출 실적에 따라 엇갈렸다. 관세 예외 품목에 해당하는 반도체(109), 제약(109) 업종은 긍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특히 반도체는 전 분기보다 22포인트 상승하며 1년 만에 기준치를 상회했다. 화장품(113) 업종은 관세 영향에도 유럽,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을 이어가며 가장 높은 전망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관세 적용 대상인 철강(67), 자동차(76) 업종은 지수가 기준치를 크게 밑돌았다. 정유·석화(72) 업종은 산업의 구조적 침체 상황에서 유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며 경기 전망이 악화했다.
지역별 전망에서도 관세 영향이 뚜렷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100)는 지역 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식음료 업황이 개선되며 지수가 전국 중 가장 높았다. 반면 인천(63)은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기계 장비 업종 부진과 자동차·부품 관세 영향으로 부정적 전망이 강했고, 대구(64)·경북(69) 지역의 경우 철강업계 부진과 섬유산업 침체로 지수가 60대에 머물렀다.
상반기 매출 실적을 점검한 결과, 제조기업의 54.1%가 매출 목표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답했다. 매출이 목표 대비 10% 이상 미달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16.4%, 10% 이내 소폭 미달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37.7%였다.
기업들은 올해 상반기 사업 실적에 영향을 미친 주요 리스크로 대내 요인 중에서는 ‘내수 부진’(64.7%)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대외 요인으로는 ‘원자재가 상승’(30.9%)이 가장 많았고, 이어 ‘해외수요 부진’(23.8%), ‘환율 변동’(19.3%), ‘관세 조치’(18.0%) 순이었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체감경기가 다소 개선됐으나 관세부담으로 대미수출 감소가 현실화하는 등 기업 부담은 여전하다”며 “새 정부 경제정책 기대감이 내수심리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가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하반기 경기회복 모멘텀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