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으로 두바이와 도하 등 중동 주요 도시로 가는 항공편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심 핵 시설에 대한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두바이행 직항편이 있는 대한항공(003490)은 이스라엘~이란 공역을 지나지 않아 항공편을 정상 운항하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항공 추적 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를 인용해 지난 21일 오후 9시 53분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가던 브리티시에어웨이 비행기가 상공에서 목적지를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 비행기는 출발한 지 9시간 만에 스위스 취리히에 착륙했다. 원래 런던~취리히 구간은 편도 두 시간도 채 걸리지 않는다. 같은 날 예정돼 있던 카타르 도하행과 다음 날 두바이·카타르행 항공편은 취소됐다.

그래픽=손민균

브리티시에어웨이는 “최근 발생한 사건으로부터 고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항공편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 항공사는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사이에 있는 바레인행 항공편도 오는 30일까지 중단한 바 있다. 같은 날 싱가포르항공도 두바이행 항공편 두 편을 취소했다. 에어프랑스-KLM, 아메리칸항공, 일본항공 등 150개 이상의 항공사 역시 중동 지역 항공편을 변경하거나 중단한 상태다.

두바이와 도하는 중동의 주요 항공 허브다. 동·서양 중간에 있는 지리적 특성과 정부 주도의 집중 투자에 힘입어 전 세계 항공사의 핵심 거점이 됐다. 미국,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장거리 노선 상당수가 이곳을 거쳐 간다.

그동안 유럽 항공사는 아시아로 갈 때 이라크와 이란 사이를 지나 페르시아만으로 빠져나갔는데,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부터는 이를 우회해 가고 있다. 비행 시간이 길어지면 비용이 늘어난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프랑크푸르트나 뮌헨에서 동아시아로 가는 항공편은 최대 1시간 더 소요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중동 내 항공편은 두바이행이 유일한데, 우회 또는 취소 없이 정상 운항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이란 공역을 지나지 않고 오만 쪽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운항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