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코스피가 상승 추세를 보이면서 한화에너지, SK엔무브 등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기업공개(IPO) 흥행에 파란불이 켜졌다. 다만 한화에너지는 ㈜한화(000880) 지분 22.16%를 보유한 2대 주주라는 점에서, SK엔무브는 SK이노베이션(096770)의 윤활유 부분 자회사여서 중복 상장 논란이 불거질 여지가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와 SK엔무브는 대표 주관사 선정을 마쳤다. 한화에너지 IPO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대신증권(003540)이 공동으로 대표 주관을 담당한다. SK엔무브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한화에너지 여수공장 전경. /한화에너지 제공

한화에너지는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088350)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라 경영 승계의 핵심으로 꼽힌다. 한화에너지가 상장되면 3형제는 일부 지분을 팔아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IPO 추진은 결정한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유 사업 자회사인 SK엔무브는 네 번째 IPO를 추진 중이다. 마지막으로 상장에 도전했던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SK엔무브 지분은 SK이노베이션이 70%,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크레딧애솔루션이 30%를 갖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21년 IMM크레딧솔루션에 SK엔무브 주식 1600만 주를 약 1조2000억 원에 매각했다. 그러면서 SK엔무브가 5년 이내에 상장하고 내부수익률(IRR) 5.7% 이상을 달성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SK엔무브가 내년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SK이노베이션은 IMM크레딧솔루션에 1조6000억원을 줘야 한다.

중복 상장 논란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상장 예비 심사 전 사전 협의를 하는 과정에서 SK엔무브의 중복 상장과 관련해 주주 보호 방안 수립을 요구했다. SK엔무브 상장 이후 SK이노베이션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이다.

한화에너지도 중복 상장 논란이 있다. 증권 시장에서 한화에너지 IPO는 한화에너지와 한화그룹의 사실상 지주사인 ㈜한화 합병의 전초전으로 여긴다. 이 때문에 한화에너지가 주관사를 선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던 지난 3월 ㈜한화 주가는 10.39% 급락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점은 호재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전망치를 높이고 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에 코스피가 최대 310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