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무역규제청(TRA·Trade Remedies Authority)이 한국산 후판(두께가 6㎜ 이상의 열간 압연 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따라 반덤핑 관세 등의 조치가 내려지면 관련 제품 수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2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영국 TRA는 한국산 후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다고 밝혔다. 대상 제조사에는 포스코·현대제철(004020)·동국제강(460860)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사는 영국 철강사인 스파르탄(SPARTAN UK. LTD)의 제소에 따른 것으로 대상 품목은 통관 관련 코드에 따라 두께와 형태 등이 다른 11종 제품이다.
스파르탄은 지난해 한국산 후판 제품이 정상 가치보다 10%가량 낮아 영국 산업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 철강업계 전문 시장조사업체인 멥스(Meps)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영국 후판 유통가는 톤(t)당 653파운드(121만원) 수준이다.
영국 TRA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의 한국산 후판 판매 관련 사실을 조사한 뒤 내년 1월까지 잠정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영국 TRA는 23일까지 이해 관계자들의 조사 신청을 받고 있으며 다음 달부터 제품 수출업자와 수입업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반덤핑 관세 조치가 내려지면 영국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1년 1만6288t을 기록한 영국 수출 후판 물량은 지난해 4만8486t으로 198% 증가했다. 올해 5월까지는 누적 2만9189t의 수출 규모를 기록했다.
국내 철강 업계는 이제 막 조사가 진행된 만큼 각 사업자의 의견을 모아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한 철강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철강 업체가 조사 대상에 포함된 만큼 조사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대응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