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광 수급 불균형으로 제련·정련 수수료(TC/RC)가 연일 하락하면서 국내 동 제련 업체인 LS MnM의 수익성이 악화할 전망이다.
10일 글로벌 원자재 조사 업체 플래츠(PLATTS)에 따르면 일부 제련 업체의 단기 TC/RC는 최근 톤(t)당 마이너스 90달러까지 하락했다. 상하이금속시장(SMM)의 동정광 TC/RC 지수 역시 지난달 말 t당 마이너스 43.5달러를 기록해 전월 대비 t당 8.79달러 더 내렸다.
TC/RC는 동 제련소가 동정광에서 구리를 뽑아내는 비용이다. 동정광은 구리 함량에 따라 런던금속거래소(LME)의 구리 가격을 기준으로 거래가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제련소는 동정광을 사들이면서 광산 업체에 TC/RC를 청구하는데, 최근 동정광이 부족해지면서 제련소가 광산 업체에 웃돈을 주면서 원료를 공급받아 TC/RC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다.
제련업체는 TC/RC가 마이너스를 기록해도 동정광에서 추출한 희귀 금속 등을 판매하거나 전후방 산업에서 이익을 얻을 수 있어 공장을 멈추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산업 발달·친환경 에너지 전환 등에 따른 전력 인프라(기반 시설) 수요 증가로 구리 수요가 늘었지만, 동정광 공급량은 늘지 못하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지는 것으로 본다.
시장 조사 기관 S&P 글로벌에 따르면 2021년 2500만t을 기록한 구리 수요는 올해 3100만t, 2050년에는 5300만t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구리 생산량 증가세는 기술과 비용·환경 문제 등으로 더딘 편이다. 국제구리연구그룹에 따르면 전 세계 구리 생산량은 2018년 2060만t에서 지난해 2251만t으로 9% 느는 데 그쳤다.
지난달 주요 구리 생산국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카모아-카쿨라 광산이 침수되면서 올해 말까지 광석 공급 부족이 심화할 전망이다.
LS MnM은 국내에선 유일하게 동 제련을 주 사업으로 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12조1163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173억원으로 29% 늘었으나 영업이익률은 2년 연속 2%대를 기록했다. 2022년 영업이익률은 4.7%였다.
LS MnM은 동 제련·정련 과정에서 생성되는 희소 금속이나 황산 등의 가스 채산성을 높여 TC·RC 하락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LS MnM은 구리 생산 과정에서 부산물로 나오는 텔루륨, 셀레늄 등과 황산과 액체무수아황산 등을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