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006400)가 유상증자를 마무리한 데 이어 포스코퓨처엠(003670)이 유상증자에 나선다. 1조6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성공시킨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 증설과 개조 작업에 들어간다. 포스코퓨처엠은 7월에 유상증자를 마무리해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 법인에 투자하고 음극재 국내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다.

28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21~22일 진행한 우리사주조합과 구주 배정 유상증자 청약에서 발행할 예정이었던 총 1182만1000주를 모두 판매했다. 실제 청약 주식 수는 1205만2922주로 청약률은 102%를 기록했다. 26일부터 28일까지 진행한 일반 공모에서는 단수주(1주 미만의 주식) 총 4만736주에 대한 청약을 진행했다. 유상증자로 마련한 신규 자금은 이달 30일 유입된다.

삼성SDI 인터배터리유럽 2025 부스 조감도. / 삼성SDI 제공

삼성SDI는 유상증자 자금으로 헝가리 괴드 공장 증설 작업에 나선다. 앞서 삼성SDI는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을 헝가리 1공장 개조, 2공장 증설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SDI는 헝가리 공장의 각형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리튬인산철(LFP·Lithium Iron Phosphate) 배터리 라인을 만들기 위해 2026년까지 396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국내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는 2026년까지 3541억원, GM과의 배터리 합작 법인에는 9047억원을 투자한다.

삼성SDI가 유상증자로 마련한 자금의 상당 부분을 헝가리 공장 증설과 개조에 투입하는 것은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유럽 내 전기차 인도량은 89만8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8% 증가했다. 증가율이 중국(46.1% 증가, 258만9000대)보다는 낮지만, 유럽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 2위 지역이다. 북미에서 올해 1분기에 판매된 전기차는 31만5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 증가하는 데 그쳤다.

포스코퓨처엠 광양공장 전경. / 뉴스1

배터리 업계는 삼성SDI가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포스코퓨처엠의 유상증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이사회는 지난 13일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예정 발행가액 9만5800원에 증자 주식 1148만3000주를 곱한 수치다. 확정 발행가액 결정일은 7월 16일이며 같은 달 21일부터 25일까지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운영 및 투자금 마련을 위해 유상증자에 나섰다. 포스코퓨처엠은 GM과 캐나다에 세운 양극재 합작 법인 공장, 구형 흑연 법인 지분 취득에 각각 3534억원, 277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광양과 포항 양극재 공장 시설 투자에 632억원, 광양에 있는 전구체 공장 원재료 구입과 운영 자금으로 2884억원을 투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음극재 중간 원료인 구형 흑연을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가본신소재주식회사(가칭)를 만들었다. 그동안 중국산 구형 흑연을 들여와 음극재를 만들었는데,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것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북미 고객사들은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하길 희망하고 있으며, 중국 외 국가 또는 북미 내 원료 공급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카본신소재주식회사는 천연 흑연 음극재의 중간 소재인 구형 흑연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의 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는 지난 13일 유상증자 참여를 공시했다. 대주주가 배터리 소재 사업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만큼 주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졌다. 포스코퓨처엠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양·음극재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사업을 완결해 이차전지 소재 제조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