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넓은 공간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늘리고 있다. 대형 항공사의 비즈니스석처럼 서비스를 고급화하면서 가격은 일반 이코노미보다 약간 높은 수준으로 책정해 중간 고객층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전날부터 미주 노선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 탑승객에게 출발지에 따라 어메니티(비행 중 제공하는 편의용품) 구성품을 다르게 제공하고 있다. 한국 출발편에선 국내 뷰티 브랜드 헉슬리의 선크림·핸드크림·칫솔 세트를, 미국 출발편에선 국내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의 핸드크림·헤어토닉·립밤·칫솔 세트를 제공한다. 이전엔 출발지에 상관없이 동일한 화장품 세트를 제공했다.

기내 어메니티는 여행지에서도 쓸 수 있어 인기가 많은데, 대부분 LCC는 일반 이코노미석엔 어메니티를 제공하지 않는다.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 /에어프레미아 제공

에어프레미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좌석 간 거리가 42인치(106㎝) 수준으로, 국내 주요 항공사의 이코노미석보다 약 1.5배 넓다. 이 항공사의 일반 이코노미석은 일부 노선에서 기내식이 유료지만,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엔 주류를 포함한 기내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은 전용 체크인 카운터와 수하물 우선 수령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항공권 가격은 프리미엄 이코노미가 일반 이코노미보다 40~50% 높은 수준이다.

제주항공(089590)도 ‘비즈니스 라이트’라는 이름의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운영하고 있다. 비즈니스 라이트는 기존 좌석 3개 면적에 비즈니스 라이트 전용 좌석 2개를 배치해 앞뒤 간격을 최대 42인치로 늘렸다. 현재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을 갖춘 항공기 5대를 운영 중이다. 운항 시간이 3시간 이상인 중장거리 노선에선 비즈니스 라이트 탑승객에게 안대, 슬리퍼, 담요, 귀마개, 목베개 등의 어메니티를 제공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비즈니스 라이트 좌석 구조. /제주항공 제공

제주항공에 따르면 지난해 프리미엄 이코노미 이용객 수는 4만4000명으로, 2023년 대비 19%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주로 30~40대가 프리미엄 이코노미를 이용했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003490)도 하반기에 프리미엄 이코노미석 좌석을 도입할 예정이다. 보잉 B777-300ER 항공기에 일등석을 빼고 프리미엄 이코노미 좌석을 추가하기로 했다. 일등석은 좌석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빈 좌석으로 운항할 때가 잦아 수익성이 떨어진다. 일반 이코노미석보다 수익성이 더 높은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을 만들어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사이의 중간 수요층을 잡겠다는 게 대한항공의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