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아그룹이 지난 두 달 사이 유상증자·상환우선주 취득 등으로 해외 계열사에 600억원이 넘는 금액을 지원했다. 해상 풍력 계열사인 세아윈드 투자 건까지 더하면 해외 계열사 지원 규모는 1565억원에 달한다.
포스코·현대제철(004020) 등도 미국 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철강 업계의 탈(脫)국내화가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철강업계는 국내 철강 산업 발전과 공급망 안정화를 위해서라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1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지난 3~4월 해외 철강 계열사에 총 4510만달러(약 631억원)를 지원했다. 세아베스틸지주(001430)는 이달 미국 철강 판매 법인과 베트남 법인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각각 510만달러(약 71억원), 350만달러(약 49억원)씩을 지원했다.
세아창원특수강은 지난달 말 미국 특수강 제조 법인인 세아 수프라 알로이 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940만달러(약 131억원)를 지원하고, 아람코와 합작해 세운 사우디아라비아 철강 법인이 발행한 약 2710만달러(약 377억원) 규모의 상환우선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세아그룹은 2022년 베트남에 심리스 튜브(SMLS Tube) 생산 공장을 짓고 현지 법인을 통해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고, 사우디아라비아에는 합작 법인으로 스테인리스스틸 심리스 공장을 건설 중이다. 미국에는 특수 합금 생산 기지를 짓고 현지의 에너지·우주 항공 등의 수요 산업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세아그룹은 건설 중인 설비 등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안정화하고 시장을 확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일환으로 영국 해상 풍력 계열 회사인 세아윈드에도 지난 13일 상환우선주 934억원을 취득해 사업 대형화와 품질 개선을 위한 추가 설비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세아그룹뿐 아니라 현대제철과 포스코그룹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 앞서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지어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여기에 포스코그룹(POSCO홀딩스(005490))도 지분 투자를 검토 중이다. 해당 제철소 투자 규모는 58억달러(8조5000억여 원)에 이른다.
철강업계에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포스코그룹 노동조합 연대는 지난 14일 산업용 전기 요금 인하와 철강업계 탄소 중립 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중국산 저가 철강 대응 등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성명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제철 노조 역시 회사의 미국 제철소 투자에 반대하며 적극적으로 국내 공장과 인재 확보에 투자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