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267250) 수석부회장이 방한 중인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 대표와 16일 만났다. 국내 조선업계 인사가 USTR 대표와 공식 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HD현대는 정 수석부회장이 이날 오전 그리어 대표와 제주도에서 만나 양국 간 조선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전날부터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통상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방안했다.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16일 제주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한미 조선산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HD현대 제공

이날 회담에서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중공업(329180)과 미국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공동 기술개발과 선박 건조 협력, 기술 인력 양성 등을 제안했다. HD현대중공업과 헌팅턴 잉걸스는 함정 동맹 관계다. 양사는 지난 4월 선박 생산성 향상 및 조선 첨단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역량을 모으기로 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미국 내 중국산 항만 크레인의 독점적 공급 문제와 관련해 HD현대의 계열사인 HD현대삼호의 크레인 제조 역량을 강조했다. 미국 내 공급망 확대 등으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제안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미국 조선산업 재건 의지와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모든 준비를 한 만큼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어 USTR 대표는 이날 오후 HD현대중공업에 이어 국내 특수선 양강인 한화오션(042660)의 김희철 대표를 만날 예정이다. 미국 측은 그리어 대표 방한 전 두 업체에 별도로 면담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조선업계와 그리어 대표 간 면담이 이날 진행될 그리어 대표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간 통상 협의에 긍정적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