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가 최근 중국과 첫 공군 연합 훈련을 진행하면서 중국 전투기 J-10C를 수입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또 제기됐다. J-10C는 최근 인도와 파키스탄의 무력 충돌 당시 파키스탄이 인도의 프랑스산 최신 전투기를 격추한 기종이라고 밝혀 주목받은 중국 전투기다.

이집트가 중국 J-10C를 도입할 경우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이 이집트와 진행하던 FA-50 경전투기 수출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집트와 중국 공군이 4월17일부터 5월 4일까지 이집트에서 첫 연합 공중 훈련인 ‘문명의 매(Eagles of Civilization) 2025’를 실시했다. /중국군 제공

12일 방산업계와 중국 국방부 발표 등에 따르면 이집트 공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공군은 4월 17일부터 5월 4일까지 이집트 카이로에서 첫 연합 공중 훈련인 ‘문명의 매(Eagles of Civilization) 2025’를 실시했다. 중국은 이번 연합 연습에 J-10C 전투기를 비롯해 공중 조기 경보 통제기 KJ-500, 공중 급유기 YU-20, 공격형 헬기 Z-20을 참여시켰다.

중국 관영 매체와 중국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이집트 관계자가 J-10의 2인승 훈련용 버전인 J-10S의 뒷좌석에 탑승한 장면이 보인다.

앞서 중국은 이집트가 지난해 8월 J-10C를 구매해 올해 2월 첫 물량을 받았다는 보도를 부인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합 연습은 이집트가 J-10C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란 신호라는 해석이 나왔다. 중국 국방부는 “이번 연합 훈련은 양국의 군사 협력을 위한 새로운 시작점”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와 중국 공군이 4월17일부터 5월 4일까지 이집트에서 첫 연합 공중 훈련인 ‘문명의 매(Eagles of Civilization) 2025’를 실시했다. /중국군 제공

J-10C는 중항공업청두항공공업집단(AVIC Chengdu Aircraft Industry Group)이 개발한 4.5세대 다목적 전투기다. 2003년 배치한 J-1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J-10C는 사거리 300㎞에 달하는 PL-15 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한다. 중국은 J-10C가 미국 F-16 파이팅 팰컨의 최신 버전인 F-16 블록 70이나 프랑스 라팔(Rafale)급 성능을 갖췄다고 자평한다.

중국은 최근 인도·파키스탄 교전을 통해 J-10C의 실전 성능을 과시했다. 친중(親中) 성향인 파키스탄은 J-10C를 유일하게 수입한 나라다. 파키스탄은 2021년 J-10C 25대를 수입해 2022년부터 운용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 7일 영토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에서 중국제 J-10C 전투기로 인도 공군이 운용하는 프랑스제 라팔 전투기 3대를 포함해 총 5대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인도 측이 침묵하는 가운데 실제 라팔 전투기 최소 한 대가 격추됐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파키스탄 측 주장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J-10 계열 전투기가 실전에서 서방 전투기를 떨어뜨린 첫 성과로 기록된다. 중국이 서방 전투기의 3분의 1 가격인 가성비를 내세워 J-10C를 다른 나라에 수출할 기회가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집트와 중국 공군이 4월17일부터 5월 4일까지 이집트에서 첫 연합 공중 훈련인 ‘문명의 매(Eagles of Civilization) 2025’를 실시했다. /중국군 제공

이집트가 중국 J-10C 전투기를 도입할 경우 KAI의 FA-50 전투기 수출 협상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KAI는 폴란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이어 이집트에 FA-50을 수출하기 위해 협상을 이어왔다. J-10C는 FA-50의 직접적인 경쟁 대상은 아니다.

지난달 아프리카 군사 매체들은 이집트의 FA-50 전투기 수입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이집트가 FA-50을 최대 100대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FA-50은 국산 고등 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개발된 다목적 경공격기로, 공대공·공대지 미사일 등의 정밀 유도 무기를 탑재한다. 이집트는 FA-50이 현재 이집트 공군이 운용 중인 F-16과 70%의 부품 호환성을 갖춘 것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가격, 정치·외교적 관계 측면에서 중국 전투기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