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들이 저조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무안공항에서 제주항공(089590) 참사가 발생한 데 이어 에어부산(298690) 항공기에서 화재가 발생하고 에어프레미아 항공기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되면서 LCC에 대한 신뢰도 저하로 이용하는 사람이 줄어든 영향이다. LCC는 승객이 줄자 가격 경쟁을 벌이고 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부산은 1분기 개별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8.3% 줄어든 2496억원, 영업이익은 43.4% 감소한 4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최근 발표했다. 에어부산은 지난 1월 김해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향하던 391편 항공기에서 이륙 전에 화재가 발생했고, 에어버스 A321-231 기체를 폐기하면서 영향을 받았다.

에어부산 A321기./에어부산 제공

다른 LCC들도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064850)가 집계한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96.07% 급감한 31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091810)의 영업이익은 50.33% 줄어든 387억원, 진에어(272450) 영업이익은 33.20% 감소한 658억원으로 추산됐다.

연이은 항공 사고로 여행객들이 LCC 탑승을 꺼리자, 항공사들은 운임을 낮춰 경쟁하고 있다. 앞서 에어부산의 경우 올해 1분기 공급 좌석 킬로미터(ASK·Available Seat Kilometers)당 수익은 117원으로 지난해 1분기 130원에서 10% 줄었다고 밝혔다. ASK는 항공사의 운송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항공사가 운송할 수 있는 좌석 수에 운항 거리를 곱해 산출한다. ASK당 발생 수익이 줄었다는 건 운임이 낮아지거나 요금을 많이 내는 승객이 적었다는 의미다.

다른 항공사도 비슷한 추이가 예상된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항공권 가격을 크게 낮추면서 LCC 업계의 실적 부담으로 이어졌다”며 “자체 자료로 추정한 결과 1분기 국제선 운임은 제주항공은 20% 가까이 하락하고, 티웨이항공이 10% 이상, 에어부산·진에어가 10% 정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LCC 사업자는 총 9곳으로 매년 새 항공기를 도입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한 곳에서 운임을 내리면 다른 곳도 따라 내릴 수밖에 없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권 가격은 시기마다 다르게 조정하는데, 시장 상황이 안 좋을 땐 다른 항공사를 따라 낮추는 식으로 조정한다”고 말했다.

작년 말 제주항공 참사 이후 LCC 탑승을 꺼리는 분위기가 두드러졌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LCC 총여객 수는 1614만6113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별로는 제주항공이 22.6%로 가장 많이 감소했고, 에어부산(-18.3%), 진에어(-3.1%) 순이었다. 반면 대형 항공사(FSC·Full Service Carriers)인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의 1분기 총여객 수는 4% 늘어난 1299만6266명으로 집계됐다.

고객 수요를 높이기 위해 항공사들은 안전성 강화 차원에서 정비 인력을 확충하고 새로운 기재 도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올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이 신입·경력 정비사 채용에 나섰다. 제주항공은 올해 상반기에 새 항공기 1대를 도입하고, 티웨이항공은 2026년까지 항공기 5대를 가져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