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지난달 12일 오후 1시 1분(한국 시각)부터 수입 철강재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한국 업체의 철강재 수출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약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재 수출은 3월부터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주요국 중에서는 멕시코로 나가는 철강재 물량이 지난달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23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이달 1~20일 철강재 수출은 24억1500만달러(약 3조43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감소했다. 지난 2월에는 철강재 수출이 전년 대비 5% 늘었으나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한 3월에는 4.9% 감소했다.
지난해 철강재 주요 수출국 10개 중에서 지난달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멕시코였다. 멕시코는 작년 철강재 수출 6위였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멕시코로 수출된 철강재는 14만1864톤(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 감소했다. 미국은 13.9% 줄었다.
철강 업계에서는 멕시코 경기 불황에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이 철강 수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다. 멕시코의 월별 산업 생산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7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했다. 월별 제조업 활동 지표 역시 지난 2월 101.7포인트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멕시코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요가 더 위축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달 4일부터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했다가 이틀 뒤 USMCA(United States-Mexico-Canada Agreement)에 따라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제품은 관세 부과를 면제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관세는 일부 면제됐지만,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에 있는 기업들이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본다. 멕시코의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80%에 달한다. 현대차(005380)·기아(000270)·삼성·LG(003550)·현대모비스(012330)·포스코 등 한국 기업도 멕시코에 생산 거점을 두고 한국산 철강을 수입해 쓰고 있다.
한 철강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국가별로 관세 협상을 진행하고 있어 수출 감소세는 이어질 수 있다. 2분기에는 관세로 인한 수출 감소분이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