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이 독일 항공기 정비 업체를 항거 901(Hangar 901 Aircraft Maintenance)로 변경했다. 기존 정비를 맡던 루프트한자 테크닉(Lufthansa Technik)이 모든 고객사와의 계약을 해지하면서 이를 대체할 업체를 구한 것이다.

항거 901은 루프트한자 테크닉에 비해 규모가 작은 중소 정비 업체다. 대한항공은 독일 현지에 파견 정비사 등을 상주시켜 정비 업체 변경으로 인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있다.

대한항공 항공기가 항거901의 독일 프랑크푸르트 운항정비 센터에 들어선 모습. /항거901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항거 901과 계약을 맺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공항에서 운항 정비를 받고 있다. 대상 항공기는 여객기로 사용되는 B-777과 B-787, A350 등 3종과 화물기로 쓰이는 B-777, B-747 등 2종이다.

항거 901은 기존 대한항공 항공기 정비를 맡던 루프트한자 테크닉에 비하면 신생 업체로 2008년 설립됐다. 매출액과 직원 수도 최소 수십 배 이상 차이가 난다.

비상장사인 항거 901은 직원 수가 500명 미만이며, 공개된 매출액 역시 2023년 기준 820억원 수준이었다. 상장사인 루프트한자 항공사가 지분 100%를 가진 루프트한자 테크닉은 지난해 12조838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직원 수는 2만3400명 이상이다.

루프트한자 테크닉은 항거 901이 정비를 맡게 된 5종에 A330·A380 더해 모두 7종의 대한항공 기단에 대해 운항 정비는 물론 중정비도 수행해 왔다. 그러나, 올해 1월 1일부로 모든 고객사에 자체 사업적 판단에 따라 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했다.

루프트한자 테크닉이 고객사들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 구체적인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항공기 유지·보수·점검(MRO, Maintencance·Repair·Overhaul) 수요가 증가하면서 늘어나는 그룹 내 항공사의 외부 MRO 비중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루프트한자 테크닉에서 항거 901로 정비 업체가 변경되며 생기는 공백에 대해서는 직원을 파견해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A380의 경우 프랑크푸르트 운항 이력과 계획이 없어 계약을 맺지 않았다”면서 “공백이 생긴 A330과 중정비의 경우 파견 정비사로 해결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