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 항공사(LCC·Low Cost Carrier) 에어프레미아가 미주 노선에 자사 항공기 대신 대한항공(003490) 전세기를 띄우기로 했다. 기존 항공기 6대 중 2대가 엔진 문제로 멈춘 데다 새 항공기 1대는 아직 상업 운전 허가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는 일정 변경과 결항이 잦아 승객 불만이 큰 상황인데, 노선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4일 출발 예정인 인천~샌프란시스코 YP111편, 샌프란시스코~인천 YP112편의 운항사를 대한항공으로 바꾼다고 공지했다. 해당 항공편은 각각 KE9025, KE9026로 바뀌었다. 에어프레미아 항공권을 구매한 승객은 대한항공 카운터에서 수속을 밟고 바뀐 항공기를 타야 한다.

에어프레미아 항공기./에어프레미아 제공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31일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에도 대한항공 전세기를 띄웠다. 2023년 12월에는 인천~방콕 노선에 여러 차례 대한항공 전세기를 투입했다.

항공사가 다른 항공사의 전세기를 띄우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항공기를 빌리는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에어프레미아 관계자는 “미주 노선에 전세기를 띄우는 데 따른 손해가 크지만, 고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대체 항공편을 투입하기로 했다. 대체 항공편을 찾지 못한 다른 노선은 부득이하게 일정을 바꾸거나 결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에어프레미아는 항공기 2대가 정비 문제로 운항하지 못하면서 운항 스케줄이 꼬였다. 국토교통부 항공기 등록 현황에 따르면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B787-9 6대를 임차해 운영하고 있는데, 2대가 장기 점검에 들어가 운항을 멈췄다. 지난달 27일 B787-9 드림라이너 1대(7호기)를 새로 들여왔지만, 아직 상업 운전 허가를 받지 못했다.

항공기가 부족하다 보니 출발 직전에 결항을 통보하는 일도 잦다. 지난달 31일에는 다음 날 출발 예정이었던 인천~방콕, 이틀 뒤 출발 예정이었던 인천~다낭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공지했다. 이달 1일에는 이틀 후 출발 예정이었던 인천~다낭 노선이 결항했다고 안내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비행기가 부족해 기존 운항 일정도 자주 바뀌는 데 다음 달부터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을 주 1회 추가하고, 야간 인천~LA 노선을 만들기로 했다. 일부 승객들은 노선이 늘어나면 지금보다 지연·결항이 더 잦아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에어프레미아 측은 “이달 중순이면 7호기의 상업 운전 허가가 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보잉 파업 등으로 항공기 부품 수급이 어렵지만, 곧 고장 난 2대도 정비해 투입할 수 있다”며 “5월부터는 운항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