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머스탱은 자동차 마니아들 사이에서 미국식 머슬카(Muscle Car·고배기량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불린다. 근육질의 투박한 차체와 야생마 엠블럼은 멀리서도 눈에 띄고, 높은 배기량의 엔진은 강한 힘과 우렁찬 소리를 냈다.
머스탱은 지난 1964년 처음 1세대가 공개됐고, 출시 60주년을 맞은 지난해 7세대 모델이 나왔다. 첫 출시 이후 한 번도 생산이 중단된 적 없는 포드의 베스트셀링 스포츠카로 전 세계 누적 판매량은 1000만대가 넘는다.
머스탱 5.0 GT 쿠페 모델을 시승했다. 외관은 오랜 명성 덕분에 친숙했다. 전면부에는 포드 로고 대신 달리는 말 모양의 머스탱 전용 엠블럼이 붙어있다. 머스탱은 북미에 서식하는 야생마를 뜻한다. 두툼하고 각진 차체는 긴 보닛, 매끄러운 지붕과 어우러져 공격적인 모습이다.
차량 제원은 전장(길이) 4810㎜, 전폭(넓이) 1915㎜, 전고(높이) 1450㎜, 휠베이스(앞, 뒤 바퀴 사이 거리) 2720㎜다. 수입 대표 중형 세단으로 불리는 BMW 3시리즈(전장 4175㎜·전폭 1825㎜·전고 1440㎜)와 벤츠 C클래스(전장 4795㎜·전폭 1820㎜·전고 1455㎜)보다 조금 더 크다.
외관에 비하면 실내는 차분하고 깔끔하다. 직관적인 기어봉과 단출한 공조 버튼, 다이얼이 아날로그 느낌을 살리는 가운데 운전석과 정중앙을 가로지르는 넓은 디스플레이가 최신 차량이라는 점을 상기시키는 듯했다. 2열이 있긴 하지만, 협소해 활용도는 낮아 보였다.
시동을 걸자 중저음의 배기음이 터져 나오면서 거친 진동이 시트로 그대로 전달됐다. 7세대 모델에는 배기음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리모트 레브 기능’이 최초로 적용됐다. 이는 자동차 엔진을 원격으로 회전시키는 기능으로, 외부에서 키 조작만으로 RPM(분당 엔진 회전 수)을 3000부터 5000까지 끌어올리며 배기음을 만들어낸다.
주행을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가속하기 전까지는 정숙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다소 묵직한 차체도 감당해야 한다. 머스탱의 공차 중량은 사양에 따라 최대 1895㎏에 달해 움직임이 마냥 날렵하진 않지만 순식간에 치고 나가는 힘은 폭발적이다. 주행 재미에 초점을 맞춘 차인 만큼 승차감이 안락하진 않고, 핸들링도 투박한 편이다.
주행감은 속도가 빨라질수록 조용하고 부드럽게 느껴졌다. 강하고 정확한 제동력은 주행 안정감을 끌어올렸다. 시속 100㎞에 가까운 속도로 달리다가 앞차가 급정거하는 바람에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았는데 차량은 순식간에 멈춰 섰다. 울렁이는 듯한 충격은 거의 없었다.
차량에 탑재된 5.0리터(L) 8기통 고배기량 엔진은 최고출력 493마력과 최대토크 57kg∙m를 발휘한다. 이는 머스탱 역사상 가장 강력한 성능이다. 주행 모드는 노멀·스포츠·슬리퍼리·드래그·트랙·사용자 설정 등 6가지로 제공되고 핸들·엔진·변속기·안정성 등 차량 제어 방식도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다.
연비는 복합 7.2㎞/L(도심 6.1㎞/L, 고속도로 9.2㎞/L)다. 가격은 트림에 따라 5900만원부터 8470만원까지 차이가 있는 편이다. 국내에선 총 4가지 트림으로 나온다. 에코부스트 쿠페가 5900만원, 에코부스트 컨버터블이 6600만원이다. 5.0 GT 쿠페는 7870만원, 5.0 GT 컨버터블은 84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