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한국 시장에 처음으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아틀라스를 출시했다. 대형 SUV 본고장인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해 온 아틀라스는 여유로운 차체, 편안하고 효율적인 주행 성능을 기반으로 국내 패밀리카(가족이 함께 타는 차) 수요를 노릴 전망이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이 만든 미국 시장 전략 모델답게 전반적으로 거칠고 투박하지만 실용성이 돋보이는 차였다. 지난해 미국에서 티구안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린 폭스바겐 모델로 국내에선 현대차(005380) 팰리세이드, 포드 익스플로러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차체는 동급 최대 수준으로, 차 길이는 국내에서 판매 중인 대형 SUV 중 가장 긴 5095㎜다. 전폭(넓이)은 1990㎜, 전고(높이)는 1780㎜다. 도로에서 팰리세이드(전장 5060㎜, 전폭 1980㎜, 전고 1765㎜)와 나란히 서 있으면 맨눈으로 봐도 아틀라스 덩치가 더 크다.
외관 디자인은 폭스바겐 여느 모델처럼 튀는 요소 없이 무난해서 살짝 밋밋한 느낌이 든다. 그나마 후면부에 좌우가 연결된 LED 램프가 눈에 띄는데, 어두운 터널로 들어서서 후미등에 불이 들어오자 기존에 보던 폭스바겐 모델들과 다른 낯선 인상을 줬다.
아틀라스는 폭스바겐을 대표하는 모델 골프, 파사트, 티구안 등과 같은 MQB 플랫폼(뼈대)에 기반한다. 폭스바겐은 한 가지 뼈대를 활용해 다양한 차급, 모델을 생산하는 플랫폼 공용화에 가장 적극적인 브랜드다. 차종이 달라도 유사한 상품성을 드러낼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고 알차다. 시승 모델은 2+3+2 구성의 7인승이었지만, 2+2+2 구성의 6인승 시트 타입을 선택할 수도 있다. 트렁크 용량은 동급 최대 수준인 기본 583리터(L)로 3열을 접으면 1572L, 2열까지 접으면 2735L까지 늘어난다. 열선 및 통풍 시트, 2열 창문 선 쉐이드(햇빛 가리개), 파노라믹 선루프(천장 유리창) 등도 적용됐다.
살짝 단단한 주행 질감에도 안락한 승차감이 유지됐다. 급가속할 때 엔진 소음을 제외하면 외부에서 유입되는 노면 소음, 타이어 공명음은 효과적으로 차단되는 편이었다. 다만 거대한 체격 탓에 곡선 구간에서 핸들을 꺾을 때나 울퉁불퉁한 노면을 지날 때 약간의 롤링(좌우 흔들림)이 발생했다.
2.0L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차량은 서울 용산구에서 인천 영종도까지 왕복 약 120㎞을 달린 후 평균 연비 L당 9㎞를 기록했다. 고속도로와 도심 정체 구간을 통과한 데다 시험 주행을 위해 급가속과 제동을 반복했는데, 공인연비 복합 8.5㎞/L(도심 7.6㎞/L, 고속 10㎞/L)를 웃돌았다.
차량에 탑재된 첨단 주행 보조 기능은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다. 주행 중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레인 어시스트(Lane Assist)’는 운전자가 설정하는 방향과 위치를 정교하게 감지했다. 앞차와의 간격과 주행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완전히 떼면 몇 초 뒤에 경고가 뜨면서 비상 제동 장치가 작동했다.
아틀라스는 가솔린 단일 트림(2.0 TSI 4MOTION R-Line)으로 출시되고 판매 가격은 현대차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4982만~6326만원)보다 살짝 비싼 편이다. 시트 구성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있는데 7인승은 6770만1000원, 6인승은 6848만6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