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주재로 임원 회의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재점검한다. 현대차는 미국의 관세 부과에도 올해 약속한 사업계획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무뇨스 사장은 16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뉴욕 국제오토쇼(뉴욕 오토쇼)를 찾아 한국 기자단과 만났다. 그는 “오늘(16일)과 내일 아주 중요한 회의를 할 것”이라며 “주요 중역이 뉴욕에 모여 중장기 전략을 검토하고 현주소를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경영 계획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이 회의의 이름은 중장기 사업 전략 세미나다. 그룹 내 모든 회장단이 아니라 무뇨스 사장 이하 주요 임원이 모이는 자리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8월 현대차의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밝힌 사업들을 점검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앞서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은 당시 2030년에 연간 550만대 판매, 전기차 200만대 판매, 하이브리드차(HEV·Hybrid Electric Vehicle) 14개 론칭 등의 목표를 언급한 바 있다.

자동차 산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 오후 1시 1분(한국 시간)부터 수입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면서 경영 환경이 급변했다. 미국은 5월 3일부터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데, 최근에는 이를 유예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는 등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무뇨스 사장은 관세 조치가 미칠 영향에 대해 “어떤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현대차는 올해 약속한 사업 계획을 유지할 것”이라며 “비용 측면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동시에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의 어려움을 유연성으로 이겨낸 것처럼 현대차의 DNA를 활용하고 이를 기회 삼아 발돋움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제이컵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2025 뉴욕 국제오토쇼에서 한국 기자단과 만나 미국의 관세가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현대차 제공

무뇨스 사장은 미국 정부의 관세 조치로 판매 가격이 오를 것이란 관측에 대해 “가격은 시장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6월 이후 시장에서 가격이 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간 현대차는 시장 가격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전략을 펼쳐 왔다.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으며 운영이나 현금 관리 등 자체적인 노력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가격을 올리기보다는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현대차는 6월 2일까지 미국 모델의 권장 소매가격을 동결한 바 있다.

무뇨스 사장은 향후 계획에 관해 “견조한 실적을 거둔 올해 1분기와 마찬가지로 2분기에도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갖춰 성장세를 이어 나갈 것”이라며 “210억 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기반으로 주요 사업 부분에서 경쟁력을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2028년까지 미국에서 자동차(86억 달러), 부품 및 물류·철강(61억 달러), 미래산업·에너지(63억 달러)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