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그룹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전동화(전기로 움직임) 기반의 오프로더(off-roader·험지를 다니기 위해 설계된 차) 엑스(X) 그란 이퀘이터(Equator) 콘셉트카를 15일(현지 시각)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지난 2015년 세단 차량 2대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10년 동안 준중형부터 준대형까지 스포츠유틸리티차(SUV·Sport Utility Vehicle) 라인업을 늘려왔지만, 오프로더 차량은 없었다.
제네시스가 이날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있는 브랜드 복합 문화 공간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에서 공개한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카는 전동화 기반의 오프로더 SUV다. 이퀘이터란 이름은 강인하고 민첩하면서도 아름다움을 갖췄다는 뜻의 아라비아어에서 따왔다. 극한의 조건에서도 제네시스의 우아함을 잃지 않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루크 동커볼케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 최고 책임자(사장)는 “상반된 요소들이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의 준대형 SUV GV80 정도 크기의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카는 다른 모델에 비해 차체가 높았고 비율도 달랐다. 기존 제네시스 SUV는 유선형 디자인이지만, 콘셉트카는 전면부가 길게 뻗었고 C필러(차 지붕에서 트렁크 라인으로 연결된 기둥)가 각진 게 특징이다.
오프로더 콘셉트카인 만큼 루프랙(roof rack·지붕에 물건 등을 실을 수 있도록 고정한 장치)과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특수 재질의 24인치 타이어가 사용됐다. 실내에는 4개의 중앙 원형 디스플레이와 조수석 안전바 등 오프로더 차량임을 알려주는 디자인이 적용됐다.
엑스 그란 이퀘이터가 양산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현재로선 정해진 양산 계획이 없다. 동커볼케 사장은 “제네시스가 럭셔리 부문에서도 오프로드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묻는다면 그 대답은 ‘예스(Yes·그렇다)’”라며 도심 항공 모빌리티 프로젝트의 작업 차량으로 쓰이는 영상을 선보였다. 양산이 이뤄진다면 첫번째 시장은 오프로더의 본고장 미국이 될 전망이다. 경쟁 상대로는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가 꼽힌다.
제네시스는 이날 실물 크기의 고성능 레이싱카 ‘GMR-001 하이퍼카’도 최초 공개했다. 제네시스가 레이싱팀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의 출범을 알리며 2분의 1 크기의 모델을 선보인 지 4개월여 만이다. 실제 레이싱에 투입될 이 차량은 제네시스 고유의 두 줄 디자인이 적용됐고, 전면부터 후면까지 이어지는 아치형 라인이 특징이다. 차량 하단부는 공기 흐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디자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