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지난해 연간 매출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처음 앞지른 가운데, 미국의 수입차 관세 부과로 경쟁력이 더 부각되는 모습이다. BYD는 미국 수출 의존도가 미미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이 거의 없다. 경쟁자인 테슬라가 판매량 둔화,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인 일론 머스크 리스크(위험 요인)로 고전하는 점도 기회가 될 수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올해 전 세계에서 55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중국을 제외한 해외에서는 약 8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는 작년(41만7204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BYD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대비 43.4% 증가한 413만7000대로, 테슬라(178만9000대)보다 두 배 이상 많이 팔았다. 점유율로 보면 BYD가 23.5%로 1위, 테슬라가 10.1%다.
BYD는 압도적인 판매량을 바탕으로 테슬라 매출을 처음으로 뛰어넘었다. 지난해 BYD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9% 증가한 1070억달러(약 157조5700억원)를 기록했다. 테슬라의 작년 매출은 980억달러(약 144조3100원)였다. BYD는 글로벌 전기차 업체 중 연간 매출 1000억달러를 돌파한 첫 번째 기업이 됐다.
BYD의 성장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수입차 관세 부과로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탄탄한 중국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삼고 수출 국가를 다변화한 BYD는 미국 수출 비중이 높지 않아 사실상 관세 영향권에 들지 않는다. 한국, 일본, 독일의 자동차 업체는 관세로 인한 공급망 혼란, 가격 인상 등 후폭풍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 기업인 테슬라도 관세에서 비교적 자유롭지만, 해외에서 조달하는 차량 부품 가격이 오를 수 있다. 테슬라는 각 나라에서 판매하는 차량은 현지에서 생산하는 체제를 갖추고 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은 캘리포니아, 텍사스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고 있지만, 모터와 원자재 등 자동차 부품 상당수는 캐나다, 멕시코 등에서 수입하고 있어 관세에 따른 비용 상승이 불가피하다.
테슬라를 둘러싼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신차 부족, 모델 노후화, 일론 머스크 CEO에 대한 반감이 맞물리며 실적 부진이 심화하는 추세다. 테슬라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판매량이 감소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유럽 시장에서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 극우정당 지지 발언 등 과도한 정치 개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BYD는 순수 전기차뿐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외부 전력을 이용해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차), 배터리, 충전 플랫폼 등 다방면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면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BYD는 최근 5분 충전으로 470㎞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발표해 완성차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BYD가 연구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542억위안(약 11조4억원)으로, 전체 직원 90만명 중 10만명 이상이 R&D 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