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가 연초에 세운 올해 판매 목표치 달성을 위해 국내 판매를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4월 2일부터 모든 수입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면서 해외 판매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국내 사업본부는 지난주 3월 판매 목표치를 당초 계획보다 상향 조정하고 각 지역 판매본부에 하달했다. 앞서 세운 3월 국내 판매 목표치는 6만대였는데, 6만3500대로 5% 이상 높였다. 국내 사업본부가 수정 목표치를 주문하자, 각 지역 판매본부는 할인과 출고 기간 단축 등으로 판매량 늘리기에 안간힘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국내 사업본부의 월별 판매 목표치는 월초에 하달되는데, 월말 5% 늘어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 조치로 다음달부터 미국 판매량이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자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부과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국내 판촉 활동을 강화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연초에 나온 국내 판매 목표치도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국내에서 70만5010대, 해외에서 343만6781대 등 총 414만1791대를 판매했다. 이는 목표치(424만3000만대)에 미치지 못한 수치다. 올해는 국내에서 71만대, 해외에서 346만4000대를 각각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현대차 최대 시장인 미국의 관세 조치로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에 미국에서 91만1805를 팔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의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만들어 수출한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국내 판촉 활동을 강화해도 미국 판매 감소분을 만회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판매 를 견인할 신차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올 초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Sport Utility Vehicle)인 팰리세이드 완전변경모델을 출시했다. 수요가 한정적인 대형 SUV라 전체 판매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남은 신차 역시 수소전기차인 신형 넥쏘와 전기차인 아이오닉6 부분변경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연간 30만대의 전기차·하이브리드차를 생산할 수 있는 친환경차 전용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준공해 지난해 10월부터 가동 중이다. 이 공장은 현재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등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관세에 대응해 HMGMA의 하이브리드차 생산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