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땅에 묻으면) 180일이면 60%가 썩고, 2년이면 80% 이상이 썩는 생분해 원단을 만듭니다.”
서영훈 원에이티 대표가 강조하는 회사 핵심 메시지다. 원에이티는 생분해 친환경 원단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이다. 효성 원단 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서 대표가 2021년 창업했다. 그는 “생분해성이 뛰어난 친환경 원단을 개발, 다양한 패션 및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원에이티는 창업 후 약 3년의 연구개발(R&D) 끝에 지난해 생분해 원단을 개발했다. 서 대표는 “생분해 친환경 촉진제를 원단 제조 공정에 접목하는 것은 물론 원단을 땅에 묻고 썩는 과정을 1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연구하며 제품을 개발했다”고 했다.
원에이티의 생분해 친환경 원단은 땅에 묻으면 180일이 지나면 썩고, 2년이 지나면 80% 이상이 썩는다. 최근에는 제주 지역에 제품을 납품했다. 서 대표는 “제주는 특성상 외부 지역으로 쓰레기 반출이 어려운 지역으로 생분해 원단이 꼭 필요해 우리와 비즈니스 방향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현재 의류, 패션 시장은 기후 변화 대응에 맞춰 친환경 소재로 전환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변화보다는 ‘우리 회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서 대표는 “패션 기업들이 마케팅 보다는 미래 인류를 생각하는 진짜 친환경 기업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며 “우리가 이런 트렌드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현재 의류 원단 제조는 동남아시아 국가로 넘어간 상황이다. 그러나 약 3년 전부터 미국에서 생분해 친환경 원단 제조에 나섰고, 유럽과 중국도 발맞춰 나가고 있다. 서 대표는 “한국도 이런 시장 변화에 빠르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현재 국내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유럽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스포츠 기능성 생분해 원단을 개발, 생산한다는 목표다.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생분해 원단을 제조한다는 것이다.
서 대표는 “겨울에 따뜻한 생분해 원단 연구개발이 막바지에 있다”고 말했다. 원에이티는 성장성을 인정받아 누적 기준 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한편 서 대표는 파일럿 경험도 있다. 효성에서 나온 후 어렸을 때 꿈꿨던 파일럿이 되기 위해 미국 아카데미에 들어갔고, 1년 만에 파일럿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터졌고, 일할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서 대표는 “의류, 패션 산업 멀리서 보니, 오히려 그 산업 내 기회(생분해 친환경 원단)를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