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셜미디어(SNS) 등을 중심으로 트랄라레오 트랄랄라, 봄바르디로 크로코딜로 등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합성 밈 ‘이탈리안 브레인롯’이 유행하고 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단순 문화 소비 현상에 그치지 않고 암호화폐인 ‘밈코인’으로도 연결되고 있는데, 변동성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칠가이(Chill guy)이어 ‘이탈리안 브레인롯’ 유행
29일 콘텐츠 업계에 따르면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AI를 활용해 제작된 동물 캐릭터에, 기계음처럼 어색한 이탈리아어 내레이션을 덧붙여 만든 것을 말한다. 이 기묘한 조합이 뇌가 썩는 듯한 느낌을 준다고 해서 ‘이탈리안 브레인롯’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은 올해 3월부터 MZ세대를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을 다룬 대표 틱톡 콘텐츠는 최대 조회수 2000만회를 기록하고 있으며, 서로 다른 여러 캐릭터 중 최애를 꼽는 문화가 퍼지고 있다. 일부 유튜버들은 해당 캐릭터를 리뷰하는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현모(25)씨는 “처음에는 최근 밈의 유행을 따라잡고 싶은 마음에 보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싸우는 세계관과 이를 리뷰하는 유튜버 콘텐츠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콘텐츠를 즐기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애는 상어캐릭터 트랄라레오 트랄랄라”라고 말했다.
MZ세대의 밈 열광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2024년에는 인터넷에서 ‘칠가이’ 밈이 유행했다. 칠가이는 청바지에 스웨터 복장을 하고 캔버스 운동화를 신은 개 모양의 캐릭터로, 어떠한 상황에서도 청바지에 손을 넣고 미묘한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힘든 세상에서 칠가이처럼 칠(Chill)하게 살자는 내용으로 다양한 콘텐츠가 제작돼 유행했다.
◇밈(MEME), 콘텐츠 넘어 투기 대상으로도 확대…‘밈코인’ 발행
밈은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투기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SNS에서 밈이 유행하면, 관련된 이름을 딴 ‘밈코인’이 발행된다. 이러한 밈코인은 해당 밈의 인기를 기반으로 빠르게 주목을 받으며 가격이 급등하고, 투자자들은 이러한 가격 상승을 활용해 단기간 내에 차익을 실현한다.
밈코인이 주목받기 시작한 시점은 도지코인이 급등한 2022년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도지코인을 지지하는 글을 연달아 올리자 코인의 인기가 급등했고, 변동성을 추종하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투자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2024년 유행한 ‘칠가이’ 역시 밈코인으로 제작됐다. 코리아마켓캡에 따르면, 칠가이는 발행 12일 만인 지난 11월 27일 기준 하루 40% 급등하며 시가총액 6억달러(한화 약 8600억)를 돌파했다.
이탈리안 브레인롯 캐릭터를 활용한 밈코인도 발행돼 급등세를 보였다. 코인 플랫폼 팬텀에 따르면, 이탈리안 브레인롯 캐릭터 중 하나인 ‘트랄라레오 트랄랄라’ 이름으로 발행된 밈코인은 지난 24일 기준 17000% 급등했다.
◇밈코인 ‘투기’에 가까워…전문가들 “변동성 커 손실 보기 쉬워”
문제는 ‘밈코인’은 특별한 목표나 기술력 없이 인기 캐릭터만을 앞세워 등락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유통 규모도 작고 가격 변동성이 커 투자자가 손실을 보기 쉽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밈코인은 주식으로 따지면 테마주 같은 것”이라며 “자산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임 연구원은 “현상이나 테마에 따라서 오르는 주식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진입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논리를 바탕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진입을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