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 있는 중소기업 A사는 매년 70만 달러 규모의 산업용 펌프를 수출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납품 물량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충남에 소재한 중소기업 B사는 국내 대기업의 멕시코 현지법인에 반도체 제조장비를 납품하기로 했지만, 납품이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

지난 3월 12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이어 4월 2일 상호관세 조치까지 시행된 이후, 예정된 수출물량을 납품하지 못하거나 무기한 연기되는 등 수출 중소기업계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는 피해 기업을 대상으로 이르면 이달 중 총 290억원 규모의 수출바우처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중기부 제공

많은 중소기업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 등 정보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중기부는 관세청과 핫라인을 구축, 지방중소벤처기업청을 통해 관세 정보와 상담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날 중기부는 서울 강남구 서울본부세관에서 관세청, 수출 중소기업 대표들과 ‘수출 중소기업 현장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관세 피해 기업 지원 방향을 발표했다.

중기부는 우선 290억원 규모의 수출 바로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중기부 수출바우처 사업의 일환으로 시행된다. 글로벌 보호무역 기조가 두터워지는 추세에 맞춰 대체시장 발굴과 공급망 확보, 관세 분쟁 해결 등 수출 중소기업의 관세 대응에 특화한 것이다. 신청 후 1개월 내에 신속히 지원하는 패스트트랙 방식을 적용한다. 기존에는 평가부터 지원까지 약 3개월이 소요됐었다.

수출 바로 프로그램은 5월로 예정됐던 2차 수출바우처 사업을 관세 피해 기업 전용으로 편성한 사업이다. 총 750개 기업이 최대 1억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중기부는 또 관세청과 핫라인을 구축해 관세청이 보유한 관세 관련 정보를 지방중소벤처기업청을 통해 제공할 수 있도록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전국 세관에 배치된 공익관세사를 수출 중소기업과 연계해 전문적 관세 상담을 지원하고, 관세청이 추천한 우수 중소기업을 중기부 수출지원사업에 우선 참여시키기로 했다.

지난 3월 중기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철강·알루미늄 제품 수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41.8%는 “미국 관세정책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어렵다”고 답변하는 등 기업들의 애로가 커지고 있는 데 따른 조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각) 한국산 수입품에 25%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포함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