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라” vs “섣부른 판단은 금물”… 이경규 약물 운전 논란, CCTV 공개 이후 엇갈린 여론
공황장애 약을 복용한 상태로 운전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개그맨 이경규를 둘러싼 논란이 CCTV 영상 공개 이후 더욱 뜨겁게 확산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실망감을 드러내며 이경규의 은퇴까지 언급하고 나섰다. 반면, 아직 수사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성급한 판단은 경계해야 한다는 중립적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난 26일, 이경규 소속사는 공식 입장을 내고 "최근 언론 보도와 관련해 팬 여러분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당시 건강 상태와 운전 경위에 대해 사실 그대로 진술했으며, 자신의 부주의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 약 복용 여부와 관계없이,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운전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24일 이경규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출석해 약 1시간 45분가량 조사를 받았다. 그리고 25일, MBN이 공개한 CCTV 영상에서는 이경규가 서울 강남구의 한 골목길에서 차량을 정차하는 도중 버스와의 접촉사고를 내고, 이후 병원 진료를 마친 뒤 다른 차량을 타고 귀가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찰은 이 장면을 목격한 버스기사가 신고하면서 이경규를 현장에서 검거했고, 약물 간이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데 이어 정밀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이경규는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됐다.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이경규는 직접 “공황장애 약 복용 후 운전이 위험하다는 점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하겠다.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변호인 역시 “이경규 씨는 10년 넘게 공황장애를 앓아왔고, 사고 당일 몸 상태가 악화돼 병원을 방문하는 길이었다. 결과적으로 부주의였고,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대독했다.
여론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다. 한쪽에서는 공개된 영상에 충격을 받은 이들이 "처방약이라 해도 저렇게까지 흐트러진 모습이면 운전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 "운전자 입장에서 위험하다", "그간 존경했는데 실망이다", "은퇴할 타이밍 아니냐"며 날선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처방약 복용으로 인한 사고는 법적으로도 복합적인 사안”, “아직 정식 기소도 안 됐다”, “실제 중대한 사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지금 은퇴를 언급하는 건 지나치다”며 이경규를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 만큼 현재 중립기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각에서는 "사고 경위와 의도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감정적인 반응은 경계해야 한다"며, 정확한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중립적 입장도 늘고 있다. 단순한 사회적 비난으로 한 사람의 커리어 전체를 규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경찰은 CCTV와 블랙박스,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후 이경규에 대한 향후 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다. 실망감과 반성, 그 경계에 선 대중의 시선. 섣부른 낙인보다 필요한 건 조금 더 차분한 지켜봐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 OSEN DB
[OSEN=김수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