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메이딘 소속사 대표 강제추행 혐의 사건 고소 기자회견에서 전 멤버 가은의 어머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이용학 143엔터테인먼트 대표가 걸그룹 메이딘 출신 가은을 추행한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각서와 녹취가 공개됐다.

29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따르면 이날 가은의 어머니와 변호인, 전 143엔터테인먼트 A&R 팀장 등은 이용학 대표의 소속 아이돌 멤버 강제추행 고소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를 이달 강남경찰서에 강제추행 혐의(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영민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 센터장은 이용학 대표의 자필 문서를 공개했다. 문서에는 ‘본인 이용학은 멤버에 대한 성추행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며 ‘향후 143엔터테인먼트와 관련한 계약 관계에 있어서 법률상 대표이사를 떠나 본인이 불이익이 없도록 책임을 질 것이고, 계약의 연장 및 기타 계약 관계에 있어 우선적인 선택권을 부여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용학 대표의 녹취도 일부 공개됐다. 메이딘 멤버들의 부모들이 모인 자리에서 가은의 어머니 등이 “아이들에게 한 행동은 범죄 아니냐”고 추궁하자, 이용학 대표가 “죄송하다”고 사과하는 음성이었다.

가은의 어머니는 “딸에게 ‘목표를 위해서라면 참아야 한다’고 다그치고, ‘너를 친딸처럼 예뻐하는 것이’라며 달랬다”며 “아이의 이야기를 들은 순간 난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몇 번이나 나에게 구조 신호를 보냈지만, 듣지 않았다”며 “눈과 귀를 닫은 결과 아이에게 상상도 못 할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메이딘 출신 가은

가은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학창 시절 내내 마음을 다해 그려왔던 꿈이기에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않고 제 마음과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솔직하게 전하겠다”며 “아직 부족한 점도 많고 서툴지만 진심을 다해 여러분께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JTBC ‘사건반장’에서 한 소속사 대표가 걸그룹 멤버를 지속해서 성추행했다는 제보가 보도됐다. 메이딘의 가은이 피해자일 것으로 지목되자, 143엔터테인먼트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이후 가은은 건강상의 이유로 활동을 중단하다 팀을 탈퇴했다. 다만 가은은 자신의 탈퇴 소식조차 기사를 통해 접했다고 주장했다.

143엔터테인먼트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매니지먼트 회사의 대표가 이러한 논란에 휩싸인 점에 대해 송구하다”며 “해당 멤버 측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이 있으나,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 과정에서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왜곡된 부분을 바로잡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