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느님’ 유재석이 SBS에서 마침내 20번째 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날 국민 예능 ‘무한도전’이 MBC에서 찬밥 신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가 더욱 깊다.
29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타워에서 '2024 SBS 연예대상’이 열린 가운데 유재석이 신동엽, 이상민, 서장훈, 이현이, 전현무 등을 꺾고 대상을 거머쥐었다. 2005년 KBS에서 첫 연예대상 대상을 수상한 지 20년 만에 개인 통산 20번째 대상을 손에 들었다.
화이트 슈트를 입고 등장한 유재석은 '런닝맨'과 '틈만나면' 제작진과 시청자들, 선후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뒤 "2025년 최선을 다해 웃음을 드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트로피를 번쩍 들고서 "제가 해냈습니다"라고 외쳐 보는 이들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유재석의 역사적인 20번째 대상은 전날 ‘2024 MBC 방송연예대상’에서 먼저 탄생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MBC는 전현무를 택했고 유재석은 아낌없이 후배에게 박수를 보냈다. 다만 그에게 더 큰 아쉬움을 남긴 건 대상을 놓쳤다는 사실보다 ‘국민 예능’으로 사랑 받았던 ‘무한도전’이 외면 당했다는 사실이다.
‘2024 MBC 방송연예대상’은 개최 30주년을 기념해 특별한 콘셉트로 시상과 수상이 이어졌다. 시상자로는 ‘진짜 사나이’, ‘논스톱’, ‘우리 결혼했어요’, ‘하이킥’, ‘무릎팍도사’, ‘게릴라 콘서트’, ‘세바퀴’, ‘동거동락’, ‘육아일기’ 등 추억의 예능에 출연했던 인물이 등장해 향수를 자극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시상식 현장에는 ‘무한도전’의 1인자 유재석과 후발 멤버 양세형도 있었으나, 유재석은 박경림과 ‘동거동락’을 대표한 시상자로 나타났고, 양세형은 ‘우정의 무대’로 이상용과 함께 시상을 진행했다. MBC를 빛낸 수많은 예능 중 ‘무한도전’이 빠질 수 없는데 어쩐 일인지 ‘무한도전’ 언급은 제로였다.
‘무한도전’은 2005년 첫 방송을 시작해 지난 2018년 종영했다. 종영한 지 7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국민 예능'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MBC는 '무한도전' 20주년을 기념해 ‘무도 일력’을 제작, 쏠쏠한 재미를 봤다. MBC 유튜브 채널에는 ‘무한도전’ 편집본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도 ‘무한도전’을 금기시한 시상식 행태는 의아할 수밖에.
이런 상황에서 결국 유재석은 SBS에서 대업을 달성했다. ‘무한도전’ 팬들에게는 두고 두고 아쉬울 ‘2024 MBC 방송연예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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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