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찐따록: 인간 곽준빈'을 연출한 이태동 감독이 큰 성공을 거둔 전작 '좋좋소'의 제작 비화를 밝혔다.
이태동 감독은 11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의 3Y코퍼레이션 사무실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났다. 현재 유튜브 채널 곽튜브에서 웹드라마 '찐따록: 인간 곽준빈(약칭 찐따록)'을 선보이고 있는 그는 취재진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3회까지 공개된 '찐따록'은 모태솔로 복학생 곽준빈의 대학 생활을 중심으로 ‘진짜 곽준빈’의 이야기를 그리는 웹드라마다. 이에 앞서 이태동 감독은 인기 웹드라마 시리즈 '좋좋소'를 성공시킨 바 있다. 그의 시작은 고향 부산에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 프로젝트를 맡으며 출발했다.
이태동 감독은 "곽튜브가 구독자가 10만 명이 안 됐을 때부터 눈여겨 보고 있었다. 제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곽튜브에게 SNS로 DM을 보내 연락을 하면서 함께 하게 됐다. 서로 동갑이라 그 뒤로도 쭉 친구로 잘 지내왔는데 빠니보틀님을 소개해줬다. 빠니보틀 님이 웹드라마를 하고 싶은데 경험이 없어서 곽튜브가 저를 추천해준 거였다. 처음엔 빠니보틀님이 제가 사기꾼인 줄 알았다고 하더라"라고 웃으며 인연을 밝혔다.
이어 그는 "빠니보틀 형이 '미생'의 엄청난 팬인데 중소기업 이야기를 하고 싶다면서 '좋좋소'를 시작했다. 첫 시즌은 빠니보틀님 자비로 했다. 정말 작은 이야기를 다루자고 생각했는데 그때 마침 이과장이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중소기업에 관한 콘텐츠를 하고 있어서 거기 콘텐츠를 올리면 더욱 좋을 거라고 생각해 함께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좋좋소' 시리즈를 통해 각광받은 배우 남현우, 김태영 등의 출연진 대부분이 이태동 감독의 인연이라고. 이태동 감독은 "그때는 돈이 없다 보니 최대한 빠니보틀님과 서로의 주위 네트워크를 활용해 '좋좋소'를 만들었다. 그런데 그렇게 잘 될 줄 몰랐다"라며 웃었다.
'좋좋소'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5300만 뷰를 넘기며 큰 흥행을 거뒀다.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을 블랙 코미디로 풍자하며 시청자들의 높은 공감을 이끌어낸 것이다. 이에 힘입어 '좋좋소' 시리즈가 한국 웹드라마 최초로 프랑스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기도 했다. 시즌4, 5는 국내 OTT 플랫폼 왓챠에서 서비스되기도 했다. 다만 이태동 감독과 빠니보틀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시즌3까지만 함께 했다.
실제 '좋좋소' 제작비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태동 감독은 "'좋좋소' 첫 시즌은 진짜 빠니보틀님 자비로 제작해야 해서 최대한 적게 했고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했다. 시즌2는 지원을 받아서 만들었다. 15분 분량에 1500만원 정도의 제작비가 들엇다. 10부작을 만들염 1억 5000만원 정도가 든 것"이라고 털어놨다.
다만 이태동 감독은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예산 없이 했던 '좋좋소' 시즌 1에서 하고 싶은 걸 다 할 수 있었다. 유튜브는 적은 예산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걸 만들 수 있다. 기회만 있다먼 더 해보고 싶다"라며 "'좋좋소' 시즌3를 할 때 글로벌 OTT들에서 여러 대작들이 공개됐다. 그런데 저는 '좋좋소'가 더 재미있었다. 주위에서 이 말을 들으시면 다들 웃으셨는데, 웃으면서도 공감을 해주시더라. 예산이 크다고 사람의 마음을 다 움직이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그때 하게 됐다. 적은 예산으로도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 더 큰 힘을 낼 수 있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는 "'D.P'의 김보통 작가님과 '사막의 왕'을 함께 했는데 그때 작가님이 '태동 감독은 1억 원으로도, 100억, 200억 원으로도 작품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해주셨다. 그게 정말 큰 힘이 됐다. 레거시 드라마도 준비하고 있지만 제가 지향해야 할 목표는 예산의 크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그때 들었다"라며 "유튜브를 통한 웹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은 피드백이다. 드라마, 영화보다 접근성이 좋지 않나. 작품이 올라오자마자 댓글창에서 이야기들이 나온다. 욕을 해주셔도 관심이라고 생각해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 monamie@osen.co.kr
[사진] 3Y코퍼레이션 제공. 유튜브 출처.
[OSEN=연휘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