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 업계가 자사 애플리케이션(앱)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스포츠팀과의 협업을 꺼내 들었다. 스포츠팀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해 제품을 출시하거나 이와 연계한 경기 관람권 응모 이벤트 등을 펼쳐 자사 앱 이용을 늘리기 위해서다.

13일 치킨 프랜차이즈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달 10일 스포츠 경기 관람권 제공 이벤트인 ‘골든티켓 페스타’ 시작한 후 자사 앱 누적 가입자가 이벤트 전과 비교해 6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자사 앱 신규 가입자는 전년도 월평균 가입자 수보다 10배 늘었다. 같은 기간 앱 트래픽은 8배 이상 증가했다.

그래픽=손민균

골든티켓 페스타는 오는 25일까지 BBQ 자사 앱을 이용한 고객에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 축구팀 중 하나로 꼽히는 ‘FC바르셀로나’의 아시아투어 서울 매치 관람 응모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이번 이벤트를 위해 BBQ는 해당 경기 관람권 3만 장을 확보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자사 앱과 배달앱, 오프라인 매장 방문한 고객 등 모든 고객에게 경기 관람권 응모 기회를 주고 있지만, 처음엔 자사 앱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했다”며 “자사 앱 이용을 늘리기 위한 묘책으로 이벤트를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SPC의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도 비슷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가 활약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와 공식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를 기반으로 이달 4일부터 31일까지 자사 앱을 통한 픽업 주문 및 매장 결제·적립 고객 대상으로 25-26시즌 프리미어리그 홈경기 관람 응모권 이벤트를 진행한다.

파리바게뜨는 관람권 외에도 포토볼·멀티짐색·미니 양우산으로 구성된 토트넘 굿즈 3종, 토트넘 홋스퍼 선수들의 스티커가 동봉된 케이크 등을 무작위 추첨으로 고객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직장인 박원호(32)씨는 “12년째 토트넘 팬인데 관람권이나 굿즈 중 하나라도 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파리바게뜨 자사 앱(이하 파바앱)을 깔았다”며 “매일 아침 출근길에 파바앱에서 빵이나 커피 등을 주문한 뒤 가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앱 수수료 이슈가 불거지면서 프랜차이즈 브랜드는 자사 앱 출시에 몰두해왔다. 해당 일러스트는 기사 내용과 무관. /그래픽=손민균

업계에선 최근 배달앱 수수료 부담 등이 커지자, 프랜차이즈 업체가 자사 앱을 강화하기 위해 스포츠 팬덤(열성 팬)의 충성심을 겨냥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스포츠 팬덤을 활용한 충성고객 확보 전략은 유통업계 전반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국내 1위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쿠팡은 유료 회원인 ‘와우 멤버십’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쿠팡플레이’를 출범하고, 스포츠 관련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쿠팡은 유럽 4대 리그 및 K(케이) 리그 전 경기 중계를 비롯해 유럽 유명 축구 구단을 한국으로 초청해 친선 경기를 주관하는 ‘쿠팡플레이 시리즈’ 등을 진행해 충성도를 높였다. 그 결과 지난해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한 후에도 고객이 이탈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쿠팡처럼 꾸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배달앱을 이용하는 것보다 자사 앱을 통한 소비가 얼마나 더 큰 혜택을 주느냐가 관건”이라며 “내가 좋아하는 팀의 굿즈나 경기권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제품을 소비하는 스포츠 팬덤의 충성도를 끝까지 유도하지 못하면 자사 앱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자사 앱만 제공할 수 있는 혜택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