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신세계까사와 시몬스를 상대로 대리점법(대리점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현장 조사를 벌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최근 에이스침대, 현대리바트, 시디즈, 일룸 등 국내 주요 가구 브랜드에 직권조사를 단행한 데 이어, 조사 대상이 프리미엄 가구 브랜드까지 확대한 것이다. 공정위가 가구 업계 전반에 걸쳐 ‘대리점 갑질 의혹’ 실태를 정조준한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까사 본사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시몬스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대리점 계약서와 내부 거래 자료 등을 확보했다. 이는 판매 목표치 강제, 판촉비·인테리어 비용 전가, 거래조건 차별 등 대리점법 위반 의혹에 따른 직권조사다. 공정위의 자체 판단에 따라 착수한 것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16일 현대리바트와 에이스침대에 이어 23일 시디즈와 일룸 본사에 조사관을 파견해 유사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들 업체는 모두 전국 단위 대리점망을 갖고 있으며, 거래 과정에서 본사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계약조건을 일방적으로 설정하거나 비용을 전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공정위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시정명령이나 과징금, 검찰 고발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한샘, 퍼시스, 에넥스는 대리점법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이들 업체는 판매장려금 지급 조건으로 물품 대금 완납을 강제하거나, 매출 목표치 미달성 대리점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등의 행위로 제재받았다. 이는 가구 업계에서 대리점법이 처음 적용된 사례였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구 브랜드들이 직영점 중심 구조를 강화하면서도 대리점에 본사 기준을 그대로 강요하는 구조가 고착돼 있다”라며 “이번 조사는 유통 구조 전반을 되짚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몬스의 경우 지난 2019년부터 100% 직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진행 중인 사안이라 세부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가구 업계에 대해 직권조사하고 있는 것은 맞는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