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문 프로 축구 구단인 FC바르셀로나가 15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FC서울과 맞대결을 하기 위해서다. FC바로셀로나를 불러낸 건 축구협회나 어느 축구팀이 아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회사 제너시스BBQ다. 이를 위해 투입한 비용은 무려 1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영업이익(730억원)의 10%가 넘는다. 치킨 회사가 이렇게 큰돈을 들여 축구 게임을 성사한 이유는 뭘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① 한류 스타보다 좋은 홍보 효과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외로 사업을 확장 중인 제너시스BBQ는 이보다 더 좋은 홍보 수단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기준 FC바르셀로나의 브랜드 가치는 14억3000만달러(약 1조9719억원)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팔로워 수는 세계 축구 클럽 중 두 번째로 많은 3억6000만명 수준이다. FC바르셀로나가 한 번 경기에 나서면 팔로워에게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제너시스BBQ는 해외 인지도를 높일 수 있다.
광고업계에서는 웬만한 한류 스타를 연간으로 계약하는 것보다 효과가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팔로워 수만 비교해 봐도 그렇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문화교류진흥원과 함께 해외 주요 국가의 케이(K)컬처 콘텐츠 이용 현황과 확산 수준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한 ‘해외 한류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배우 이민호가 2018년 이후부터 7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 이민호의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등 이민호의 SNS 팔로워를 모두 합치면 2023년 기준 9900만명 수준이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인기가 좋은 한류스타를 여럿 기용하기도 어렵지만, 이들을 모두 기용한다고 해도 FC바로셀로나만큼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제너시스BBQ가 스포츠마케팅을 잘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인 라민 야말의 소속 구단이라는 점도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이유다. 라민 야말은 왼발잡이에 현란한 개인기까지 갖춰 ‘메시의 후계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기록도 좋다. 바르셀로나 1군 데뷔 후 공식전 106경기에 출전해 25골 34도움을 기록 중이다. 유통업계에서는 FC바르셀로나의 핵심 선수인 라민 야말이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 등이 경기에 출전한다면 홍보 효과가 더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② 맥도날드 넘겠다는 포부, 나타내기 가장 좋은 구단
제너시스BBQ의 비전을 밝히는 데도 효과적인 편이다.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은 “FC바르셀로나는 세대와 문화를 잇는 팀워크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성장하고 함께 나아가는 조직의 가치를 상징하고 있다는 점이 BBQ의 경영 철학과 맞닿아 있다”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5만 개 가맹점을 개설해 맥도날드를 초월한 세계 최대, 최고의 프랜차이즈 그룹 제네시스BBQ를 완성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윤 회장이 강조하는 것은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다. 이는 FC바르셀로나가 지나온 길과도 같다. FC바르셀로나는 1899년 11월 창단해 역사가 100년이 넘는다. 과거 FC바르셀로나는 레알 마드리드를 넘어설 정도의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받진 못했다. 하지만 ‘성장하고 함께 나아가는 조직의 가치’가 힘을 얻으면서 지난 2021년 역대 처음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제치고 축구단 가치 순위 1위에 올랐다. 이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의 조사에 따른 것이다. 당시 포브스는 “지난 16년 동안 발표한 ‘전 세계 축구단 가치’ 순위에서 1위 자리는 차지했던 클럽은 레알 마드리드(5회)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11회)뿐이었다”고 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FC바르셀로나의 행보는 세계 최대 규모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를 넘어서겠다는 꿈과 맞닿아있어 초청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BBQ는 해외 57개국에 진출해 약 450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서도 32개 주에 매장을 개설해 글로벌 브랜드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③ 배달비 시름에 수익성 고민하는 점주에도 도움
아울러 제너시스BBQ 프랜차이즈 점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계산한 결과기도 하다. FC바르셀로나와 FC서울 경기 티켓을 응모하려면 반드시 BBQ앱에 가입해야 한다. 비회원인 친구를 초대하면 추가 응모 기회도 받을 수 있다. 또 BBQ앱을 통해 주문을 하는 경우에도 응모권을 받을 수 있다. 많이 주문한 소비자를 위한 별도 티켓도 마련했다.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BBQ앱 주문이 늘어나면 배달 수수료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점주 수익성은 올라간다는 점을 고려해 창사 30주년 행사를 준비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