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다니엘스가 고숙성 위스키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서 프리미엄 라인업을 확장한다. ‘잭 다니엘스 10년(Jack Daniel’s 10-Year-Old)’과 ‘잭 다니엘스 본디드 라이(Jack Daniel’s Bonded Rye)’ 등 브랜드의 대표 고급 제품을 국내에 출시한다. 다양한 등급의 제품으로 소비자 선택 폭을 넓히고 브랜드 입지를 강화한다는 게 이 회사의 목표다.

잭 다니엘스의 마스터 디스틸러 크리스 플렛처(Chris Fletcher)가 지난 15일 한국을 방문해 잭다니엘스의 고급 라인업을 소개했다./한국브라운포맨 제공

21일 잭 다니엘스를 국내 수입·유통하는 한국브라운포맨은 잭 다니엘스 10년, 잭 다니엘스 본디드 라이를 올해 하반기 국내 출시할 예정이다. 10년 이상 장기 숙성한 잭 다니엘스가 수출길에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잭 다니엘스의 마스터 디스틸러 크리스 플렛처(Chris Fletcher)는 지난 15일 한국을 방문해 잭다니엘스의 고급 라인업과 제조 방식을 직접 소개했다. 곧 출시될 잭 다니엘스 10년, 잭 다니엘스 본디드 라이와 더불어 잭 다니엘스 본디드, 잭 다니엘스 싱글배럴, 잭 다니엘스 올드넘버 7 등이 소개됐다.

잭 다니엘스 10년은 창립자인 재스퍼 뉴턴 다니엘이 19세기 말 직접 만들었던 고숙성 위스키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제품이다. 다니엘은 최대 21년까지 숙성한 고숙성 위스키도 만들어 판매했지만 금주법 시대를 거치며 공장 문을 닫은 시기도 있었다. 1938년 들어서야 제품을 다시 생산하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고숙성 위스키는 보기 어려워졌다. 2021년 미국에서 잭 다니엘스 10년을 출시하면서 브랜드의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잭 다니엘스 10년은 기존 대표작 ‘올드 넘버 7’과 동일한 곡물 배합(옥수수 80%, 보리 12%, 호밀 8%)과 제조 공정을 따르지만, 오크통의 상층에서 숙성을 시작해 하층으로 천천히 이동시키며 최대 10년에 걸쳐 숙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미국에선 10년 이외에 12년, 14년 숙성 제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18년 제품은 준비중이다. 숙성하는 과정에서 증발율이 50%에 달해 생산량이 극히 한정적이라는 것이 잭 다니엘스 측의 설명이다.

플렛처 마스터 디스틸러는 1900년대에도 고숙성 위스키는 테네시주 내에서만 소비됐고 역사상 처음으로 수출되고 있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위스키는 주로 테네시와 켄터키 주에서 제조되는데 높은 평균 기온 탓에 4년 이상 숙성하는 경우는 드물다. 10년 이상 숙성하면 증발량이 많아 미국 내에서도 물량이 항상 부족하다”며 “앞으로 12년, 14년 등 더 긴 숙성 제품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잭 다니엘스의 위스키 제조 방식에 대해 소개하며 브랜드가 지닌 차별성을 강조했다. 잭 다니엘스 위스키의 풍미는 정교하게 설계된 곡물 비율(mash bill)에서 시작된다. 옥수수 80%, 보리 12%, 호밀 8%의 비율로 구성된 배합은 위스키의 바디감과 밸런스를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증류된 위스키 원액은 오크통 숙성 전 테네시 위스키만의 공정인 ‘차콜 멜로잉(Charcoal Mellowing·숯 여과)’ 과정을 거친다. 특히 잭 다니엘스는 여과에 사탕단풍나무 숯을 직접 제조한다. 차콜 멜로잉 과정은 3m 높이의 여과기에 증류된 원액을 한 방울씩 천천히 떨어뜨려 3~5일에 걸쳐 정제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불순물은 거르되 부드러운 질감과 스모키한 풍미는 살린다.

잭 다니엘스는 증류소의 시작인 1866년부터 이어져 온 전통 숙성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숙성은 오크통(배럴)의 위치나 온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기 떄문에 숙성 기간만으로 완성도를 판단하지 않고 위스키의 ‘맛’이 준비됐을 때 병입한다. 잭 다니엘스는 직접 제작한 미국산 화이트 오크통에서 원액을 숙성해오고 있다. 플렛처 마스터 디스틸러는 “1938년에 사용했던 효소를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며 “맛에 영향을 주는 건 곡물, 효소, 숙성 과정뿐 색소나 설탕은 추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잭 다니엘스의 슈퍼 프리미엄 라인업./한국브라운포맨 제공

잭 다니엘스 10년과 함께 하반기 한국에 출시되는 잭 다니엘스 본디드 라이는 미국의 ‘보틀 인 본드(Bottled in Bond)’ 법을 엄격히 준수해 생산된 프리미엄 라이(호밀) 위스키다. 단일 증류소, 단일 시즌 원액만을 사용해 4년 이상 숙성하고 알코올 도수 50%로 병입해야 한다. 플렛처 마스터 디스틸러는 “본디드 라이는 칵테일로 마셨을 때 최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소개된 또 다른 제품인 잭 다니엘스 싱글배럴은 잭 다니엘스의 수석 증류사가 직접 엄선한 하나의 오크통에서 숙성된 원액만을 사용해 제조해, 오크통 고유의 맛과 향을 가장 잘 담아낸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잭 다니엘스 싱글배럴은 오크통 저장고 중에서도 숙성 환경이 우수한 상층부에서 진행되며, 이 중에서도 최상급 품질을 지닌 위스키만을 병입한다. 각 병에는 오크통 고유 번호와 병입 날짜가 기재되며, 라벨은 모두 수작업으로 부착된다.

코로나 팬데믹 전후로 국내 위스키 시장은 급격히 성장했으나 최근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위스키 시장으로 꼽힌다. 플렛처 마스터 디스틸러는 “슈퍼 프리미엄 라인업은 잭 다니엘스의 전통과 혁신을 보여준다”며 “한국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위스키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