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잘 먹고 잘살자’는 웰빙 열풍이 분 지도 20년이 넘어갑니다. 그사이 웰빙 열풍을 타고 국내 시장에 소개됐던 나또도 시장에 안착했습니다.
과거 ‘나또가 뭐냐’는 질문에 설명부터 해야 했던 나또 시장은 20년 동안 급성장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2006년 나또가 처음 국내에서 시장을 형성한 당시 시장 규모는 25억원 수준이었습니다.
2006년 당시 25억원의 가치를 가늠해 보기 위해 당시 ‘부의 상징’으로 불리던 타워팰리스 244㎡의 공시가격과 비교해 보면 당시 가장 비싼 집 한 채의 60% 수준에 불과했던 것입니다. 나또 시장이 너무 작아서 수익 내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때입니다.
14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나또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678억원 수준으로 커졌습니다. 20배 넘게 시장이 커진 셈입니다. 식품업계에서는 나또 시장을 이렇게 키우는 데에는 풀무원의 역할이 컸다고 입을 모읍니다.
후발주자가 나또 시장 진출에 대해 ‘간’을 보는 사이에 풀무원은 “식물성 단백질을 내일의 식탁에 올립니다”는 광고 카피로 나또에 대한 좋은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부터 나섰습니다.
풀무원이 한 때 나또 시장 점유율의 90% 이상을 차지했던 이유입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나또에 대한 개념이 소비자 머릿속에 없을 때부터 풀무원은 시장 선점에 나섰다”고 했습니다.
시장이 커지면서 CJ제일제당이나 대상 등 다른 식품화사들도 나또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풀무원의 시장점유율은 소폭 하락했습니다. 보통은 이럴 때 빼앗긴 시장 점유율을 되찾아오려고 경쟁에 나서지만 풀무원의 선택은 조금 달랐습니다.
시장점유율 하락에 신경 쓰기보다는 다양한 맛의 나또를 내놓으면서 소비자군을 넓히는 데 더 집중한 것입니다. 풀무원 관계자는 “미끌미끌하고 끈적거리는 식감에 거부감을 느끼는 소비자가 있었다”면서 “이를 해결해야 나또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해 다양한 식감과 맛의 나또를 출시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했습니다.
첫 작품은 2023년 9월에 출시한 ‘김참깨순생나또’입니다. 참깨가 들어가서 미끈한 식감 외에도 고소하게 씹는 맛을 느낄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입니다. 김참깨순생나또에 이어 올 2월에는 대파간장나또를 내놨습니다. 간장 소스를 좀 더 진득하게 만들고 대파를 넣어 바삭한 식감을 살렸습니다.
식품업계에서는 “풀무원의 나또시장 점유율이 낮아졌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보여줄 수 있는 여유”라며 “신제품을 내는 건 새로운 시도인 만큼 그 노력을 높이 산다”고 했습니다.
향후 나또 시장 성장성에 대한 전망은 엇갈립니다. 일단은 정체됐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나또와 전혀 다른 식품군이지만 소비자가 비슷하게 생각하는 청국장 시장도 한국 전통 발효식품에 대한 관심에 힘입어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한편에서는 ‘저속노화’ 키워드를 발판 삼아 나또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실제로 어쩌다 한번 나또를 사는 소비자가 아닌, 매일 아침 나또를 찾는 구독형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나또 시장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풀무원이 속속 내놓는 신제품이 소비자층을 확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