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손민균

이 기사는 2025년 3월 11일 오전 7시 30분 조선비즈 RM리포트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탈모 방지 및 가슴 확대를 표방하는 해외직구 식품 30개를 기획검사한 결과 16개 제품에서 통관 금지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소비자들은 해외직구 제품 구매 시 통관 금지 성분 포함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식약처가 운영하는 식품안전나라 사이트에 따르면 최근 탈모 치료와 가슴 확대 관련 제품 16개에서 통관 금지 성분이 발견됐다. 앞서 식약처는 탈모 치료 표방 제품 20건, 가슴 확대 표방 제품 10건에 대해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3월 중 검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해외 직구 식품 반입량이 늘어나면서 소비자 피해도 덩달아 커지자, 선제적으로 예방에 나선 것이다.

16개 중 탈모 치료 표방 제품은 11개, 가슴 확대 표방 제품은 5개였다. 제조 국가별로는 미국산이 15개, 중국산이 1개로 확인됐다. 이번 기획검사에서 검출된 통관 금지 성분은 L-시트룰린(L-Citrulline), 파바(PABA), 블랙코호시(Black Cohosh), 삼지구엽초(Epimedium) 등 제품별로 다양했다. 해당 성분은 식약처가 해외직구 식품 검사를 할 때 종종 발견되는 주요 위해 성분들이다.

L-시트룰린은 주로 가슴 확대 효과가 있다고 표방하는 영양제에서 발견됐다. 이 성분은 수박, 멜론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혈압과 혈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약품으로 분류돼 피로회복제나 간 질환용 의약품 등에 사용된다. 따라서 L-시트룰린은 식품에 첨가되면 안 되는데, 해외직구 영양제에 이 성분이 포함돼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L-시트룰린은 가슴 확대 영양제에서 발견됐으나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피로회복과 근육 강화를 위해 이 성분이 포함된 영양제를 찾는 경우도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시트룰린은 혈관 확장, 혈압 조절, 운동 수행 능력 향상, 면역 체계 강화 등의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과다 복용하면 오히려 혈압 저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피부 발진, 전해질 장애, 급성 신부전 위험도 있다”고 했다.

블랙코호시와 파바도 의약품 원료로 분류돼 있다. 식품으로서의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식품 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

블랙코호시는 식물성 여성호르몬 생약 성분으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인 만큼 관련 질병을 앓고 있거나 임신 중이거나 또는 모유 수유 중인 사람은 복용하지 않는 게 좋다.

파바는 파라아미노벤조산으로도 불리며 비타민 B10의 일종이다. 파바 성분은 이번 검사에서 주로 탈모 치료를 표방하는 제품에서 발견됐다. 구토, 빈맥,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식약처는 해외직구 식품에 대한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연간 구매·검사 건수를 작년 3400건에서 올해 6000건으로 2배 가까이 늘릴 계획이다. 해외직구 식품은 소비자가 해외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직접 배송받기 때문에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고, 피해 구제도 불가능하다. 특히 의약품 성분의 불순물 정제, 품질관리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는 탓에 위해 우려가 높고,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직구 전 반드시 ‘해외직구 식품 올바로 누리집’에서 국내 반입 차단 대상 원료·성분이 포함된 제품인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2008년부터 매년 위해 우려가 있는 해외직구 식품을 직접 구매해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위해 성분이 확인된 식품은 관세청에 통관 보류를 요청하고 방송통신위원회에 온라인 판매사이트 접속 차단을 요청하는 등 국내에 반입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