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식음료 업계가 내수 부진 돌파구를 해외에서 찾는 가운데 hy(옛 한국야쿠르트)도 해외 공략에 나섰다.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을 중국과 미국에서 출시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에는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윌은 출시 후 25년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발효유 브랜드다. hy 전체 매출의 4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대표 제품이다.

그래픽=정서희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hy 연간 매출액은 2021년 1억3063억원, 2022년 1억3776억원, 2023년 1조5190억원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2021년 영업손실 312억원, 2022년 영업이익 245억원, 2023년 영업손실 274억원으로 수익성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기순손실은 각각 224억원, 509억원, 286억원이었다. ​

hy가 3년 연속 순손실을 낸 이유는 그간 인수한 자회사 중 적자를 내는 곳이 여럿 있는 탓이다. hy는 2021년 3월 한국야쿠르트에서 사명을 변경하며 종합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후 3년 동안 8개 기업을 인수했다. 그중 여러 계열사가 적자를 내는 것이다. 게다가 식음료 업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로 내수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어려움이 있다. 이에 hy도 해외 활로를 적극 찾는 상황이다.

사업 다각화 이후 주력 사업은 식음료, 의료·바이오, 물류 등이 있다. hy는 신사업 확장 흐름을 이어가되 본업인 발효유 제품 경쟁력을 키우고 윌을 필두로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윌은 연간 2억개가 판매되고 매출액 3300억원에 이르는 hy의 대표 제품이다. 누적 매출액은 6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출시 이후 10회에 걸쳐 제품을 개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에는 hy가 자체 개발한 식물 유래 특허 유산균 ‘HP7’이 함유돼 있다. HP7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과 결속력이 높아 최종 선별된 유산균 7종을 뜻한다. 헬리코박터균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hy는 발효유 국내 1등 기업인 만큼 기술과 품질에도 자신이 있다는 입장이다. hy는 총 5000여 종의 균주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원들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좋은 프로바이오틱스가 있을 법한 시료를 채취해 연구개발하고 있다. 김치, 전통 장류, 젓갈 등에서 분리해 모은 균으로 한국형 유산균을 확보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앞서 hy는 1976년 중앙연구소를 설립한 뒤 국내 최초로 유산균 국산화에 성공한 바 있다.

hy는 윌을 작년에 중국 시장에서 출시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미국 내 대표 한인마트인 H마트에 입점시켰다. 특히 미국 발효유 시장은 17조원 규모로 한국 시장의 8배에 달한다. 수출 제품에는 브랜드 모델 손흥민의 얼굴이 담긴 전용 패키지를 적용했다. hy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태국 등 동남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라며 “중국, 미국에는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이지만, 동남아에선 현지 생산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