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후디스는 이제 분유회사보다 단백질 보충제 회사에 더 가깝다. 작년 3000억원 매출 중 절반 이상을 단백질 보충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에서 올렸다. 중장년층을 타깃해 홈쇼핑 시장을 휩쓴 덕이다. 광고음악 “하이~ 하이뮨이야”는 가수 장민호의 히트송이 됐다.
일동후디스는 중장년층에 한정했던 고객층도 넓혔다. 분말 형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팩음료 제품으로 내고 세분화했다. 체중 조절을 원하는 여성을 위한 ‘앤(&)바디’, 운동 마니아 남성을 위한 ‘프로 액티브’ 등으로 제품을 마케팅, 작년 매출이 재차 전년 대비 57% 늘었다.
회사는 최근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단백질 보충제 회사를 넘어 건강지향 종합식품기업이 되고자 한다”는 한소려 일동후디스 마케팅 부문장을 지난달 27일 서울 광진구 일동후디스 본사에서 만났다.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등 하이뮨 제품군으로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3관왕을 차지했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와 ‘하이뮨 루테인지아잔틴아스타잔’이 각각 건기식 대상을 케어푸드 ‘하이뮨 케어메이트’는 베스트에 올랐다.
연구원 출신인 한 부문장은 일동후디스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일동후디스가 일찍이 선보인 꾸덕한 맛의 컵발효 ‘GREEK 요거트’를 개발한 장본인이자 15년차 기획·마케터다. ‘내가 만든 제품을 더 잘 팔고 싶다’는 생각에 마케팅에 자원,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의 성장을 이끌었다.
한 부문장은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일동후디스가 기울인 확장성 고민의 결과였다”면서 “인간의 생애주기에서 소화흡수가 떨어지는 중장년층을 새로운 고객층으로 잡고, 영유아식인 분유 제조 기술을 100% 발휘해 산양유 기반의 단백질을 분유통에 담았다”고 말했다.
4년 전만 해도 일동후디스는 큰 위기를 겪었다. 산양 분유를 내세운 국내 3대 분유업체였지만, 저출산 여파에 속수무책이었다. 매년 매출은 줄고 적자는 늘었다. 2018년 1369억원이던 매출은 2019년 1147억원으로 1년 새 200억원 넘게 줄었고, 2년 동안 146억원 적자를 냈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소화흡수가 잘 되는 산양유단백에 프락토올리고당 등 기능성 영양 성분을 더했다. 영어 인사 ‘하이’에 ‘면역’을 뜻하는 단어 이뮨을 더한 하이뮨이란 제품명이 쉽게 기억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노래를 만들었다.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트로트 가수, 그 중에서도 건강미를 갖춘 가수 장민호를 모델로 정하고 이른바 하이뮨 광고음악 ‘하이~ 하이뮨이야’를 내보냈다. 주요 판매 채널은 홈쇼핑으로 정했다. 특히 중장년층 시청이 몰리는 오전 시간을 콕 집었다. 출시 첫해인 2020년 곧장 흑자를 냈다.
한 부문장은 “하이뮨 이전 단백질 보충제 광고는 대부분 힘이 없는 사람이 나오는 마이너스 콘셉트였는데 이를 밝게 만들었다”면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홈쇼핑 첫 방송에서 이미 판매 목표를 200% 초과했고, 여전히 매 방송에서 100% 이상 판매를 기록 중”이라고 말했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2020년 출시 첫해에 300억원 매출로 일동후디스 전체의 매출 반등을 이끌었고, 69억원 흑자를 내게 했다. 이어 2021년 1050억원, 지난해 1650억원을 넘어서며 누적 매출 3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단백질 보충제 시장서 명실상부 1위에 올라섰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의 성장으로 분유 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줄고 있다. 2020년까지만 해도 전체 매출의 78%가 분유에서 나왔지만, 1년 만인 2021년 53%로 떨어졌다. 지난해 분유 사업의 매출 비중은 43%로 전체 매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를 축으로 또 한번의 성장을 예정하고 있다. 당장 지난해 고객층 확장을 위해 낸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 음료 제품을 직접 생산하기로 했다. 1공장이 있는 강원 춘천 거두농공단지에 1만1635㎡ 규모 3공장 건설을 정하고, 총 380억원을 투자한다.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로 쌓은 건강한 이미지와 브랜드에 바탕한 확장도 추진한다. 이미 지난해 7월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하이뮨 케어메이트’를 선보였다. 케어메이트 균형당뇨식은 ‘2022 푸드앤푸드테크대상’에서 베스트 오브 2022를 받았다.
한 부문장은 “하이뮨 케어메이트는 특정 대상에 필요한 맞춤형 영양 설계에 맞춘 특수용도 식품으로, 환자뿐만 아니라 건강을 생각하는 3040세대 등 일반인이 섭취해도 좋을 제품으로 만들었다”면서 “향후 신장질환 환자, 암환자용 케어푸드를 계속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브랜드를 단백질 보충제·루테인 등 건강기능식품, 케어푸드로 계속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분유 혹은 단백질 보충제 업체가 아닌 건강지향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 방침으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의 단백질바·초코볼 형태 제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한 부문장은 “하이뮨은 프로틴 밸런스라는 제품명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건강기능식품, 케어푸드를 앞세워 일동후디스가 꿈꾸는 건강지향 종합식품기업의 핵심 브랜드가 됐다”면서 “하이뮨을 메가 브랜드로 전환, 디자인을 바꾸는 작업도 현재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