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초·당귀 등 한약재로 캡슐차를 만드는 메디프레소가 해외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회사는 현재 미국 아마존, 동남아 쇼피(Shopee) 등을 통해 전체의 5% 수준에 달하는 월 2000만 원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내년에는 해외 매출을 전체의 절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메디프레소는 이달 초 락앤락 상하이 법인 대표를 지낸 유근윤 전 락앤락 상무를 최고운영책임자(CSO)로 영입했다. 회사는 유 CSO를 필두로 해외시장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이를 통해 중국·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한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서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금천구 본사에서 만난 김하섭 대표는 “해외에서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차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며 “앞으로 수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메디프레소는 2018년 10월 국산 농산물을 활용한 한차(韓茶) 티캡슐과 전용 추출 머신 제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설립됐다. 창업 직후 교원인베스트가 전략적 투자자(SI)로 5억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약 9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2020년 10월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한 유망 스타트업인 ‘이달의 A벤처스’에 선정됐다.
메디프레소의 한차 캡슐은 SK하이닉스 공채 1기 연구원인 김 대표가 퇴사 후 2년간의 연구 끝에 개발한 제품이다. 한약을 에스프레소처럼 빠르게 내릴 수 없을까 고민하던 김 대표가 자비를 들여가며 수차례의 실패 끝에 지금의 ‘캡슐차’ 형태의 콘셉트를 잡았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원물을 추출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원물의 특성을 고려하면서도 캡슐 속 고온·고압에서 추출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원물 가공기술에 대한 특허 6건을 취득했다. 또 가공된 원물을 캡슐에 맞게 담아내는 캡슐화 가공 기술에 대한 특허 4건 등을 비롯해 모두 20건의 특허를 갖고 있다. 원물 가공을 위해 모든 성분 데이터를 갖고 있는 원물도 60개에 이른다.
캡슐커피 시장은 성장세다. 시장조사업체 퓨처 마켓 인사이트(FMI)는 올해 캡슐커피 시장이 61억달러(8조1264억 원)로 매년 4.9%씩 성장해 오는 2032년에는 98억달러(13조57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캡슐커피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해 2020년 머신 787억 원, 캡슐 1333억 원 규모로 성장했다.
메디프레소는 시장 확대를 위해 지난해 30억 원가량을 들여 서울 금천구에 약 240평(793.39㎡) 규모의 ‘스마트 팩토리’를 완공했다. 이곳에서는 다섯 개의 생산 라인을 통해 한 달 최대 1400만 개의 캡슐이 만들어진다.
또 유전자 검사 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고객의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고 맞춤형 티캡슐을 추천하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앱) ‘메드나(MEDNA)’도 개발해 출시했다.
메디프레소의 캡슐차는 출시 이래 800만 개의 캡슐이 팔리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19년만 해도 매출이 2억 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억 원을 넘어섰다. 3년만에 5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김 대표는 “올해 매출은 20억 원 정도가 될 것”이라면서 “내년 매출액은 50억 원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술력과 더불어 자사 제품에 대한 또 다른 경쟁력으로 글로벌 캡슐 커피 업체인 ‘네스프레소(Nespresso)’의 머신과 호환되는 점을 꼽았다.
김 대표는 “네스프레소는 하나의 플랫폼”이라면서 “미국과 유럽은 가정집이나 호텔, 숙박 업소 등 어디에나 네스프레소 머신이 있고, 중국·중동도 머신이 보급률이 늘어나고 있어 이 플랫폼에 우리의 콘텐츠를 얹는 것이라 시장이 무궁무진하다”고 했다.
메디프레소는 네스프레소 머신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자사 캡슐을 풍부하게 즐기기 위한 전용 추출 머신도 판매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커피 뿐 아니라 차와 한방차에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온도와 압력을 조절한 기계를 개발했다”면서 “차의 특성에 맞게 ‘우림’ 과정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기능도 추가했다”고 했다.
그는 “한국적인 재료를 통해 만든 차로 고객의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완성해 이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우리 농산물을 활용한 캡슐차를 제공하고, 전세계의 사용자가 우리의 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차를 찾아 전용 추출기를 통해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하섭 대표는
▲성균관대 시스템경영공학 학사 ▲SK하이닉스 ▲한국티소믈리에연구원 티 소믈리에 과정 이수
[제작지원: 2022년 FTA분야 교육홍보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