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과정에서 브랜드는 상품만 준비하고, 나머지 모든 복잡한 절차는 무신사가 지원하겠습니다. 오는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 달성을 목표로 성장에 집중하겠습니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1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 데이’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행사는 국내 패션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을 돕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로, 무신사가 글로벌 진출을 주제로 개최한 첫 대규모 행사다.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데이 기자간담회에서 박준모 대표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정재훤 기자

박 대표는 “한국의 문화가 주류가 되고, 과거와는 다른 시장 반응과 기회가 존재하는 지금이 한국 브랜드의 해외 진출 최적기”라면서도 “패션 분야에서는 눈에 띄는 글로벌 성공 사례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케이팝(K-POP)과 ‘오징어게임’의 성공 뒤에는 훌륭한 연예 기획사와 넷플릭스라는 든든한 동반자가 있었다. 이제는 무신사가 한국 패션 브랜드들에 그런 역할이 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무신사는 2021에 해외 첫 자회사로 일본법인 ‘무신사 재팬’을 설립한 이후 한국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진출 지원 토대를 다져왔다. 2022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스토어를 개시했고, 현재 13개국에서 플랫폼 사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 8층에 첫 해외 오프라인 상설 매장도 열었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 과정에서 지역 전문성과 브랜드 이해도, 콘텐츠 경쟁력이라는 세 요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한국 브랜드 입장에서, 우리는 이 세 가지를 모두 제공할 수 있는 준비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의 해외 진출 지원 방안으로 ▲무신사 풀필먼트 서비스(MFS) ▲국내-글로벌 스토어 입점 연동 ▲국내-글로벌 앱 통합 계획 등을 꼽았다.

우선 무신사는 입점 브랜드를 위해 글로벌 물류의 전 과정을 대행해 주는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입점 브랜드가 국내에 있는 무신사 물류센터에 재고를 입고하기만 하면, 국내와 해외 고객 주문에 대응하는 전 과정을 풀필먼트(물류 일괄 대행)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무신사는 일본 시장을 타깃으로 물류 전진 배치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존에 1주일 안팎으로 걸리던 배송 기한을 1~2일로 단축했다. 현재 일본에서 관련 서비스를 받고 있는 브랜드 마뗑킴(Matin Kim)은 현지 풀필먼트 서비스 제공 전과 비교해 하루 평균 거래액이 7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무신사 글로벌 파트너스데이 기자간담회에서 공개된 무신사 글로벌 시장 진출 타임라인. /정재훤 기자

무신사는 오는 8월부터 파트너 브랜드를 대상으로 국내 스토어와 글로벌 스토어 간의 입점 연동 시스템도 제공한다. 박 대표는 “현재 2000여개인 글로벌 스토어 입점 브랜드는 8월 이후에 8000개 이상까지 늘어날 전망”이라며 “국내와 글로벌 앱을 통합, 현재 제공하고 있는 검색, 추천, 랭킹,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해외 고객들에게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박 대표는 무신사의 기업공개(IPO)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그는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해선 물류 인프라 등에서 상당히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IPO를 중요한 재원 확보 방안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상장 주관사 선정 등 관련 절차를 준비 중이다. 상장 지역에 대해선 국내와 해외 중에서 정하지 못했지만, 원하는 수준의 자금 조달 가능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무신사는 올해 일본과 중국, 내년에는 싱가포르와 태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 2030년까지는 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북미와 동남아시아 지역까지도 오프라인 진출을 추진한다.

박 대표는 “지역별로 최고의 파트너사들과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현지인 입장에선 마치 자국 로컬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과 동일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