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 플랫폼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해 기존 고객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오프라인에서는 팝업 스토어(임시 매장) 등을 통해 플랫폼 접근성을 높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무신사는 최근 자사 플랫폼에 입점한 200여개 인기 브랜드를 대상으로 무료 배송, 당일 발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무신사는 이와 함께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에서 토요일에 주문한 상품을 일요일에 받아볼 수 있는 ‘주7일 배송’ 서비스도 개시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도 올해 4월부터 빠른 배송 서비스 ‘직진배송’에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정식 도입했다. 기존 평일에만 가능하던 익일배송을 주말 밤 10시까지 주문 시 다음날 배송받을 수 있도록 확대한 것이다. 앞서 올해 2월에는 직진배송 권역을 기존 서울·경기·인천에서 충청남도 천안과 아산까지 넓히기도 했다.

/무신사 제공

여성 패션 1위 플랫폼 에이블리 역시 주문 당일 배송 출발을 보장하는 ‘오늘출발’ 서비스를 지난해 10월 도입했고, 적용 제품군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쇼핑몰, 브랜드 등 입점사가 배송하거나, 에이블리가 자체 운영 중인 풀필먼트 센터를 통해 직접 배송하는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한다.

배송 서비스 강화에 따른 효과는 실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에이블리의 오늘출발 거래액은 해당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약 25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문 수와 주문 고객 수도 각각 279%, 179% 늘었다.

패션 플랫폼들은 최근 오프라인 전략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무신사는 올해 PB(자체 브랜드)인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을 30곳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무신사 스탠다드는 지난 2021년 홍대에 첫 매장을 연 이후 명동·성수·신촌·잠실·수원·부산 등 핵심 상권에 출점했다. 이날 현재 2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의 누적 오프라인 방문객은 1500만명을 넘어섰다.

지그재그와 에이블리는 오프라인 매장이 없지만, 팝업 스토어를 통해 체험형 요소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 핵심 고객층이 선호하는 화장품, 디저트 등 비(非) 패션 분야에 주력하는 추세다. 팝업 스토어 접근성이 좋으면서, 유입된 고객을 자연스럽게 패션 분야로 연결하는 시너지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지그재그는 지난 4월 중순 성수동에서 각종 화장품을 직접 써보고 비교할 수 있는 뷰티 분야 팝업 스토어를 열었다. 지그재그가 뷰티 팝업 스토어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당시 3일간 총 1만5000명이 방문했고, 지그재그 뷰티 부문 거래액은 전월 대비 129% 증가하는 등 성과를 냈다.

지난 4월 11일 서울 성수동 일대에서 열린 '지그재그 뷰티 페스타' 내 체험형 부스에 사람들이 몰려있다. /뉴스1

에이블리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명 디저트 업체들을 플랫폼에 입점하고, 온라인과 연계한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선착순으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한 뒤 옵션을 통해 픽업 날짜를 지정하고, 이후 지정일에 매장을 방문해 상품을 수령하는 구조다

패션 플랫폼 3사는 저렴한 가격 등을 무기로 내세워 외형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는 지난해 매출 1조2427억원, 영업이익 10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5.1% 늘었고, 흑자 전환했다.

지그재그 운영사 카카오스타일도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1.4% 늘어난 2003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2억원으로 5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에이블리는 지난해 매출 3343억원, 영업손실 154억원을 기록했다. 신사업 투자 영향 등으로 적자를 냈지만, 매출액은 2023년과 비교해 30%가량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익일배송, 주말배송 서비스는 신선식품 전문 플랫폼에 국한됐지만, 이제는 모든 이커머스 플랫폼의 기본 소양이 됐다. 패션 플랫폼들도 대세를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프라인 매장과 팝업 스토어는 브랜드를 직접 알릴 기회이자, 체험이 불가능하다는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도 넘어설 수 있어 최근 특히 주목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