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일 자라가 서울 명동 눈스퀘어점 3층에 선보일 예정인 '자카페(Zacaffé)'. 스페인 마드리드, 중국 난징에 이어 세 번째로 선보이는 자라의 식음료(F&B) 매장이다. 한국의 돌담길을 인테리어로 재현했다. /김은영 기자

글로벌 패션 그룹 인디텍스가 운영하는 패스트 패션 브랜드 자라(ZARA)가 서울 명동에 ‘자카페(Zacaffé)’를 선보인다. 스페인 마드리드, 중국 난징에 이은 세 번째 식음료(F&B) 매장이다. 2009년부터 운영하던 자라 명동 눈스퀘어점을 확장·개편하면서 개설했다.

정식 개장 하루 전인 8일 찾은 자카페는 덕수궁에서 볼 법한 회색 돌담길을 재현한 인테리어가 눈길을 끌었다. 자카페는 각 도시의 전통과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데, 한국 매장은 궁궐의 돌담길을 모티브로 인테리어를 꾸몄다. 수정과 라떼, 모나카 등 한국 시장에 특화한 메뉴와 굿즈(기념품)도 마련했다.

오는 9일 문을 여는 자카페(Zacaffé)의 대표 메뉴. 수정과 라떼와 모나카 등 한국 시장에 특화한 메뉴를 선보인다. /김은영 기자

자카페가 들어선 자라 눈스퀘어점은 기존 2개 층이던 매장을 3층 규모로 확장한 플래그십스토어(주력 매장)으로 설계됐다. 총 2223㎡(672평)로 1·2층은 여성복, 3층은 남성복과 자카페로 구성했다.

가방과 신발, 가죽 상품 등을 별도로 구성한 부티크 형식의 공간을 마련하고, 피팅 공간을 넓혔다. 고객은 스크린을 통해 피팅룸의 빈방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자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장 내 상품의 위치나 재고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온라인에서 주문한 상품을 2시간 내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눈스퀘어점의 개점일인 오는 9일은 자라 브랜드 출범 5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자라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이 쇼핑만 하는 게 아니라 자라의 아이덴티티(정체성)을 담은 공간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매장과 카페를 꾸몄다”면서 “국내에선 처음으로 선보이는 매장 포맷으로 향후 타 지점에도 자카페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한국 자카페에서만 선보이는 돌담길 콘셉트의 굿즈(기념품). /김은영 기자

앞서 디올, 구찌, 에르메스, IWC, 랄프로렌, 메종키츠네 등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고객 경험’을 이유로 카페를 결합한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기존엔 명품과 같은 고가 브랜드에 치중됐으나, 최근에는 대중 브랜드도 F&B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도 일본과 홍콩, 필리핀, 미국 등에서 카페를 운영 중이다.

업계에선 패션 카페의 이점으로 커피를 활용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생태계를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꼽는다. 소셜미디어(SNS) 노출에 유리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고객들이 카페에 체류하는 과정을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에 공유하면서 브랜드 인지도 및 가치를 높이고 더 많은 고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확장 개편한 자라 명동 눈스퀘어점 전경. 일부 공간을 거실이나 옷방처럼 꾸며 고객들이 편하게 쇼핑하도록 했다. /김은영 기자

자라는 지난해 11월 마드리드에 처음 자카페를 선보이면서 도쿄와 서울 등 전 세계 일부 플래그십 매장에 입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중에서도 명동을 전 세계 세 번째 카페로 낙점한 이유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해당 상권이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2022년 52.5%까지 치솟았던 명동 상권의 공실률은 지난해 6.8%까지 낮아졌다. 작년 4분기 공실률은 4.4%로 강남, 홍대, 가로수길, 한남·이태원, 청담 등 주요 상권 평균 공실률(16.6%)보다 현저히 낮았다.

지난해에만 CJ올리브영, 마뗑킴, 무신사스탠다드, 룰루레몬, 코닥어패럴 등이 명동에 플래그십스토어를 열었다. 주요 매장의 월 매출은 10억원 안팎으로, 매출의 90% 이상이 외국인 관광객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인근에 본점을 둔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점포 리뉴얼(재단장)을 통해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추세다.

자라 눈스퀘어점의 피팅룸. 공간을 기존보다 넓히고, 스크린을 통해 빈방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