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K)뷰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성분은 PDRN(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타이드·PolyDeoxyRibo Nucleotide)입니다. 이 성분은 연어나 송어의 생식세포에서 추출된 DNA 조각으로 이뤄진 물질입니다. 사람의 DNA와 96% 유사한 성분인데, 그 효능이 피부 재생과 회복에 탁월하다는 것이 입증되자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PDRN을 핵심 성분으로 채택하고 나섰습니다.
PDRN이 주목받는 것은 재생 효과 때문입니다. 이른바 ‘연어 주사’로 유명한 인기 피부과 시술인 ‘리쥬란’ 성분과도 같은 것입니다. PDRN은 세포의 기초 체력을 높여 스스로 활성화하도록 유도한다고 합니다.
11일 해당 원리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PDRN은 세포 표면에 붙어 내부에 신호를 전달하는 단백질(아데노신 A2A)과 결합해 세포의 움직임을 활성화합니다. 즉 PDRN이 세포 스스로 회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주름 개선, 피부 장벽 강화, 자외선 피해 회복 등 다양한 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많은 K뷰티 브랜드들은 PDRN 성분을 두고 경쟁 중입니다. 이 성분은 당초 이탈리아에서 개발됐지만, 화장품 상용화를 대중화한 것은 K뷰티 업계가 처음입니다.
개발 초기에는 연어 개체 수가 적고 채취할 수 있는 양이 한정적이어서 매우 고가였지만, 추출 단계에서 원료 손상을 최소화하는 저온 추출 공법 등이 개발되며 본격적으로 화장품에 활용이 가능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내 항노화 신소재 연구 개발 수준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PDRN 역시 한국이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며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했다고 합니다. 실제 최초로 PDRN을 국내에 수입해 재생 주사 리쥬란을 개발한 파마리서치는 몇 년 전, 원료 국산화를 이뤘습니다. 또 바이오에프디엔씨는 세계 최초로 장미 세포에서 PDRN 생산에 성공했습니다. 최근엔 윤리적인 이유 등에서 장미, 브로콜리, 녹차 등에서 추출한 비건 PDRN을 쓴 제품이 늘고 있습니다.
PDRN 대표주자는 에이피알의 메디큐브입니다. 메디큐브는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과 ‘PDRN 핑크 콜라겐 겔 마스크’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두 제품은 지난해 6월 출시한 이후 올해 1월까지 글로벌 누적 판매량이 각각 80만개, 150만개에 달합니다. 메디큐브는 이 외에도 토너, 세럼, 선크림, 아이크림, 미스트, 수분크림 등으로 PDRN 라인업을 확대했고, 평택 공장에 PDRN 자체 생산시설까지 구축 중입니다.
북미에서 인기가 많은 아누아는 지난해 9월 인공눈물 용기처럼 생긴 ‘PDRN 히알루론산 캡슐 100 세럼(PDRN 눈물세럼)’을 내놓은 뒤 베스트셀러로 등극하자, 수분크림 등으로 제품군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존 강자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도 비건 PDRN 성분을 포함시킨 신제품을 잇달아 내놓은 상황입니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PDRN 성분은 피부를 넘어 두피 케어와 탈모 예방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피부 침투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 한동안 인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