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오아시스마켓에 인수돼 이달 중 영업 재개를 예고한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업체 티몬이 1년 만에 자사 유튜브 채널에 홍보 영상을 업로드하며 플랫폼 알리기에 나섰다. 기존 브랜드 색상과 캐릭터 등을 유지하며 과거 업력을 계승할 것으로 보인다.
티몬은 직매입에 기반한 새벽배송 서비스 등을 도입해 기존보다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셀러(판매자)들에게 업계 최저 수준의 판매수수료율을 보장하며 판매 네트워크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익일정산 시스템도 도입해 결제 안정성도 보장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티몬은 지난해 7월 위메프와 함께 대규모 미정산 및 환불 지연 사태를 일으킨 뒤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티몬 인수를 타진하던 오아시스마켓은 지난달 23일 서울회생법원이 티몬 회생계획안 강제 인가를 결정하면서 인수를 확정 지었다. 인수 대금은 116억원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달 말부터 자사 유튜브 채널에 쇼츠(shorts) 형태의 홍보 영상을 업로드하며 사회적 관계망 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했다. 공개된 영상에는 티몬이 도입을 예고한 새벽배송 서비스와 함께 투어, 뷰티, 가전, 패션 등 여러 판매 카테고리를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티몬은 대규모 미정산 사태가 발생한 지난해 7월 자사 유튜브를 비롯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내 모든 게시물을 삭제한 바 있다.
티몬은 영업 재개 과정에서 리브랜딩을 택하는 대신, 2015년부터 활용해 온 대표 캐릭터 ‘티모니’를 재활용하며 브랜드 콘셉트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주황색 둥글둥글한 외형을 가진 이 캐릭터는 예전부터 티몬 TV 광고 모델, 팝업 스토어 홍보 모델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마켓 입장에선 티몬을 리브랜딩하는 옵션도 있었지만, 15년이 넘은 오랜 플랫폼 업력과 리브랜딩 비용 등을 고려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기존 이미지를 가져가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티몬은 플랫폼 부활과 함께 새벽배송 서비스 출시를 예고했다. 모회사 오아시스마켓이 새벽배송을 운영 중인 지역에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아시스마켓은 현재 수도권과 세종, 대전, 충청 일부 지역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근에는 권역을 부산까지 넓혔다. 창원·대구·울산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새벽배송 도입을 위해 신선식품을 비롯한 일부 인기 품목을 셀러로부터 직매입한 뒤 물류 창고에 보관하고,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빠르게 출고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안준형 오아시스마켓 대표는 최근 티몬 신임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복수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오아시스마켓의 신뢰 기반 경영전략을 티몬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은 과거 문제가 됐던 티몬의 정산 시스템을 보강하기 위해 500억원의 투자도 단행했다. 자금은 신규 물류창고 확보와 함께 티몬 입점 셀러가 상품을 판매하면 이튿날 판매 대금을 받는 익일정산 시스템 구축에 사용될 예정이다.
티몬은 업계 최저 수준인 3~5%의 판매수수료율을 제시하며 셀러를 모집하고 있다. 티몬이 오픈마켓 평균(10~12%)보다 낮은 수수료율을 제시한 것은 플랫폼 신뢰도를 회복하면서 다시 한번 몸집을 빠르게 키우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티몬이 재기하기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이커머스 플랫폼 관계자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이미 다른 곳들도 도입했기 때문에 차별점이 되기는 어렵다”라며 “결국 가격이나 제품 수급 측면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아직 티몬의 구체적인 경영 전략에 대해 밝히긴 어려운 단계지만, 오아시스마켓이 13년 연속 흑자를 내는 과정에서 쌓아온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물류 시스템을 더하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