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지드래곤(G-Dragon)이 국내 2위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의 새 모델로 발탁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그래픽=손민균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공지능(AI) 엔터테크 기업이자 지드래곤의 소속사인 갤럭시코퍼레이션과 여기어때는 내부적으로 지드래곤의 광고 일정을 조율 중이다. 지드래곤의 본격적인 광고 영상은 오는 7월 1일부터 게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조선비즈에 “자세한 내용은 내부적으로 정리한 후에 공식적으로 밝힐 것”이라고 했다. 기존 모델은 축구 선수 손흥민이었다.

여기어때는 국내 온라인 여행(OTA) 시장 2위 사업자다. 데이터 분석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여기어때는 월간 309만명의 이용자를 보유 중이다. 같은 기간 경쟁업체 ‘야놀자(놀 유니버스)’는 324만명으로 1위다.

업계에서는 여기어때의 지드래곤 모델 기용을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1위 야놀자를 위협했을 정도로 무서운 기세로 성장했던 여기어때의 최근 성장세는 더디다”라며 “지드래곤을 모델로 내세워 플랫폼 이용률을 높여보고자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스타인 지드래곤을 모델로 내세워 국내외적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면서 팬덤 등 이용자 유입 효과까지 노리는 것”이라며 “여름 휴가철부터 추석 연휴까지 여행 수요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최근 일부 업체는 소위 ‘GD 효과’를 누렸다. 편의점 CU가 지드래곤과 협업한 ‘피스마이너스원 하이볼’ 시리즈는 출시 이틀 만에 약 60만캔이 팔렸다. 3일째엔 초도물량 88만캔이 완판됐다. CU 운영사 BGF리테일(282330)에 따르면 지난 15일 전체 주류 매출에서 하이볼이 차지하는 비중은 11.6%로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증가했다.

지난달부터 지드래곤을 모델로 내세운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더벤티’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더벤티 관계자는 “지드래곤 모델 발탁 기념 신제품인 ‘드래곤스무디’ 시리즈와 ‘포토카드 프로모션’ 등을 진행한 후 판매량이 2~3배 정도 오른 상태”라고 전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지연되고 있는 여기어때 매각·상장(IPO)의 방향 전환을 위한 카드라고 분석한다. 현재 OTA 시장의 향후 성장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돼 플랫폼 기업 가치 거품이 꺼진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계 사모펀드 CVC캐피탈이 인수한 후 급성장했던 여기어때가 지난해부터 추진한 매각·상장에서 뚜렷한 진척이 없자 장기 투자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