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회생 절차를 진행중인 홈플러스가 파산을 막기 위해 인가 전 M&A(인수·합병)에 나서기로 했다. 현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회사 매각을 위해 자신들의 출자금 2조5000억원을 모두 포기하기로 하면서 홈플러스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와 홈플러스는 지난 13일 회생법원에 인가 전 M&A 승인을 요청했다. 이르면 다음주쯤 결과를 통보받을 전망이다. 인가전 M&A는 홈플러스가 신주를 발행해 새로 투자를 받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신주 발행으로 마련한 자금은 기존 채권자들과의 채무 상환이나 회사의 미래를 위한 투자금 등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MBK는 자사가 보유한 홈플러스 지분을 전량 무상으로 소각하기로 했다. MBK가 홈플러스 지분을 포기하면 새 인수자와 협상에 따라 매각가가 1조원 밑으로 내려갈 여지가 생길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홈플러스에 관심을 가질 잠재적 인수 후보자로는 네이버, GS그룹, 한화그룹 등이 주로 거론된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126곳, 기업형슈퍼마켓(SSM) 308곳에 달하는 전국적 네트워크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온·오프라인 유통 경쟁력 강화에 요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커머스의 강자로 통하는 쿠팡 또는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가 눈독을 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커머스로 소비 트렌드가 옮겨가면서 M&A가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올해 4월 집계를 보면 대형마트 매출은 전년 대비 석 달 연속 감소했고,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도 부실 점포를 대거 줄이고 있다.
마땅한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통매각이 아닌 사업부별 분할 매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MBK는 작년 6월 SSM 부문인 ‘홈플러스익스프레스’를 분할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올해 3월 법정관리 사태로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