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 사업 전략을 재편 중인 GS리테일(007070)이 인도네시아(인니) 슈퍼마켓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지난해에는 홈쇼핑 사업을 중단하고, 올해 슈퍼마켓 사업을 접으며 인니 유통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모습이다.
GS리테일은 올해 동남아 지역에선 베트남에 투자를 집중해 공격적인 편의점 출점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올해 100곳 이상을 추가로 개점해 연말까지 현지 점포를 500개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은 인도네시아에서 운영하던 슈퍼마켓 매장 6곳을 현지 유통기업 MAP그룹에 매각했다. 해당 점포는 이달 초부터 ‘데일리 슈퍼마켓(Daily Supermarket)’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운영 중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매각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앞서 GS리테일은 2014년 인니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에 법인을 세우고, 2016년 10월 수도 자카르타 인근 보고르시 고급 주택단지 내에 GS더프레시 1호점을 개점했다. 당시 GS리테일은 한류 열풍에 따른 한국식 상품 수요, 선진 마케팅 전략과 쇼핑 편의성을 앞세워 올해까지 슈퍼마켓 점포를 20개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니 슈퍼마켓 법인은 저조한 실적이 지속돼 사업을 이어가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지난해 이 법인은 매출 185억원, 당기순손실 1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8.7% 줄어들고, 적자 폭은 163% 확대된 수치다. 최근 5년간 매출은 200억원 안팎에 머물렀지만, 누적 손실은 258억원에 달했다.
GS리테일은 지난해 인니 홈쇼핑 사업에서도 발을 뺀 바 있다. 이 회사는 합병 전 GS홈쇼핑 시절인 지난 2012년 7월 인도네시아 미디어 그룹 GMC와 합작법인을 세우고 현지에서 홈쇼핑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TV 채널 영향력이 줄면서 업황이 나빠진 탓에 적자가 지속됐고, 작년 초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인니 유통 사업을 접는 GS리테일은 올해 베트남에 투자를 집중, 공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GS리테일은 2018년 베트남에 진출했고, 현재 직영점과 가맹점을 포함해 편의점 350여곳을 운영 중이다.
GS25는 베트남 최대 도시인 호찌민을 중심으로 빈증, 동나이 등 남부 지역에 점포를 집중적으로 확장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서클K를 제치고 베트남 남부 지역 1위 편의점 브랜드로 올라섰다.
남부에서 성공을 거둔 GS리테일은 올해부터 북부 지역 공략에 나선다. GS25는 지난 3월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점포 6개를 동시에 출점했는데, 115㎡(35평)에서 최대 540㎡(164평) 규모의 대형 편의점으로 구성해 현지 경쟁 업체들과 차별화했다. GS리테일은 하노이 등 북부 베트남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100곳 이상을 추가로 개점하고, 연말까지 베트남 내 점포를 50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유통망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GS리테일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매출 1104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베트남 지역에서는 GS25가 독보적인 지위를 구축하고 있다. 사업 규모를 키워 현지 법인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GS리테일은 전사 차원에서 강력한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진행하되, 유망한 사업에는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오진석 GS리테일 플랫폼BU장 부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지속적인 성장과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요한 영역에는 과감한 투자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