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열리는 오는 6월 3일에도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평소처럼 정상 영업을 이어간다. 다만 쿠팡을 비롯한 이커머스(전자 상거래) 플랫폼은 대선일이 ‘택배 없는 날’로 지정되면서 하루 동안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 유통업계는 대선 이후 위축됐던 소비 심리가 해소되며,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069960),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은 내달 3일 모든 매장에서 정상 영업을 진행한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은 정기 휴무일을 매달 별도로 지정하고 있어, 대선을 포함한 공휴일에도 운영한다”고 말했다.
통상 백화점 업계는 연말과 크리스마스가 있어 대목으로 꼽히는 12월을 제외하고 매월 한 차례 정기 휴무하는 관행이 있다. 주말에도 운영되는 백화점 특성상, 노동자의 최소 휴식을 보장하려는 조치다.
이마트(139480),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 할인점도 대선 당일에 정상적으로 영업한다. 창고형 할인매장(이마트 트레이더스·롯데마트 맥스)은 물론, 이마트에브리데이·롯데슈퍼·GS더프레시 등 기업형 슈퍼마켓(SSM)도 마찬가지다. 대형마트와 SSM은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에 따라 지자체장이 월 2회 이상 의무 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는데, 통상 매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이 휴업일로 지정되고 있다.
쿠팡을 비롯해 SSG닷컴,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선일에 당일 배송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 이는 CJ대한통운(000120),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로젠택배, 우체국택배 등 주요 택배사가 택배 노동자의 투표권 보장을 위해 휴무를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쿠팡은 2014년 ‘로켓배송’ 도입 이후 처음으로 선거 당일 주간 배송을 중단한다. 다만 택배사 물류망을 거치지 않고 오프라인 할인점 등에서 배송하거나, 배달 라이더를 통해 배송하는 퀵커머스 서비스는 대선 당일에도 이용할 수 있다.
유통업계는 대선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내수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은행이 지난 27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8로 4월(93.8)보다 8.0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0년 10월(+12.3P)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이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과거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반대로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5월을 제외하면 1월부터 11월까지 모두 100을 상회했다. 그러나 12월 계엄 사태 이후 88.4로 급락했고, 지난달까지 90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연 2.50%로 0.25%P 인하했다.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로 인해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이 -0.2%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필요성이 커진 탓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선은 소비 성향을 개선하는 매우 긍정적인 이벤트로 작용한다. 새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덕”이라며 “특히 탄핵과 같은 정치적 불확실성 이후 치러지는 대선은 소비 성향 상승과 심리 개선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상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치러진 5번의 대선 직후 소비심리는 평균 3%P 개선됐다”며 “대선 이후 출범할 신정부가 대규모 추경을 펼치게 된다면 내수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분야인 민간 소비 및 일자리 창출 관련 부문에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